흥선 대원군이 집권 후 별장으로 사용했던 서울 종로구 부암동 소재 '석파정(石坡亭·서울시 유형문화재 제26호)'이 경매를 통해 새 주인을 찾았다는 보도 이후 인근 홍지동에 위치한 전통 한식당 '석파랑(石破廊·서울시 유형문화재 제23호)'이 '원치 않던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석파정과 석파랑이 관련이 있는 건축물이고, 이름이 비슷해 석파랑이 경매에 넘어간 줄 착각하는 시민들이 많다는 것.
석파랑의 김주원 사장은 17일 "최근 석파정이 경매에 나왔다는 보도가 나간 이후 단골 고객과 지인들로부터 '왜 음식점이 경매에 넘어갔느냐'는 질문에 시달리고 있다"며 당혹스러워했다.
석파랑은 한국전쟁 직후 석파정이 '콜롬비아 고아원'으로 이용될 당시 멸실 위기에 처했던 석파정의 사랑채를 서예가 손재형 선생이 지금의 홍지동으로 이전한 것이 그 뿌리. 당시 손 선생은 석파정 사랑채와 순종왕후 윤 씨의 생가 등 흩어져 있던 조선후기 건축물들을 옮겨와 새 집을 지었고, 1974년 서울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됐다.
현재의 석파랑은 석파정에서 온 사랑채와 순종왕후 윤 씨의 생가 등 두 부분으로 이뤄져 있다. 석파랑 정원 안에는 만세문이 들어서 있고 덕수궁 돌담 일부도 이곳으로 옮겨져 담의 일부분을 형성하고 있다. 김 사장은 1989년 석파랑을 매입해 94년부터 전통 한식당으로 운영해 오고 있다.
성동기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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