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空砲’로 끝난 오포… 씁쓸한 뒷얘기뿐

입력 2005-12-10 02:55수정 2009-09-30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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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박영수·朴英洙)는 경기 광주시 오포읍 아파트 인허가 비리 의혹 수사를 마무리한다고 9일 밝혔다.

지난해 8월 내사를 시작한 지 1년 4개월여 만으로 이 지역 국회의원이던 박혁규(朴赫圭) 전 한나라당 의원을 비롯해 김용규(金容奎) 광주시장, 한현규(韓鉉珪·전 경기도 정무부지사) 경기개발원장, 아파트 사업시행사인 정우건설의 브로커인 매제에게 감사 결과를 누설한 감사원 이모(4급) 감사관 등 10여 명이 형사 처벌됐다.

그러나 정우건설 브로커한테서 민원을 받은 정찬용(鄭燦龍) 전 대통령인사수석비서관과, 한 원장에게서 5000만 원을 빌린 추병직(秋秉直) 건설교통부 장관은 사법처리 대상에서 제외됐다.

검찰은 또 손학규(孫鶴圭) 경기도지사와 전윤철(田允喆) 감사원장에 대해서도 서면조사를 했지만, 손 지사의 한 원장 금품수수 연루나 감사원 고위 간부의 부적절한 개입 정황은 드러나지 않아 사건 수사 전반이 ‘용두사미’로 끝나게 됐다.

그러나 검찰 관계자는 “브로커 주변에서 수상한 돈의 흐름을 찾아냈다. 오포 수사와는 별도의 수사 단서를 얻었다”고 새로운 수사를 예고했다. 다음은 수사 결과 발표를 통해 나타난 수사 뒷얘기.

▽주식 투자로 빌린 돈 모두 날린 추 장관=추 장관은 올 2월 절친한 친구인 한 원장에게 변호사 비용으로 5000만 원을 빌려줄 것을 요청했다. 그는 17대 총선에 출마했다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2심 재판이 진행 중이었다.

한 원장은 정우건설에서 로비자금으로 받은 10억 원에서 5000만 원을 보냈다.

이후 추 장관은 검찰의 상고 포기로 추가적인 변호사 비용이 필요 없게 됐지만 빌린 돈을 갚을 수는 없었다. 처제의 권유에 따라 주식에 투자했다 5000만 원을 고스란히 날렸기 때문이다.

▽“찾아오는 사람 내치지 않는 것이 신조”=정 전 수석은 7월 14일 새벽 집으로 찾아온 정우건설 브로커 이모 씨로부터 아파트 인허가에 대한 민원을 들었다. 이 씨는 1980년대 초반 경남 거창에서 시민단체 활동을 할 때부터 알던 오랜 지기였다.

정 전 수석은 바로 그날 오후 대통령인사수석실 행정관에게 이 씨와 포스코건설 오포사업단장인 김모 상무를 만나보도록 했다.

검찰 관계자는 “정 전 수석은 공직자로서 부적절한 처신을 했지만, 직권남용죄를 적용할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정 전 수석은 검찰에서 “나를 찾아오는 사람은 내치지 않는 것이 생활신조”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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