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외국인 노동자는 모두 가족이에요”

  • 입력 2005년 10월 18일 07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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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인은 모두 가족이죠.”

16일 오후 경북 구미시 남통동 금오산잔디광장. 기업체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 500여명이 모여 춤 솜씨를 뽐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 행사는 경북도와 구미시, 구미가톨릭근로자문화센터가 마련한 ‘아시아인 문화축제’.

이날 외국인 노동자들은 각자 조국의 전통의상을 입고 패션쇼와 한국노래자랑, 시가행진을 하면서 축제를 즐겼다.

춤 경연에서 우승을 차지한 인도네시아 출신 삼술 엔디(29)는 상으로 받은 TV를 행사장에 왔던 한 주부에게 선뜻 선물해 박수를 받았다.

1년 전부터 구미시 장천면에 있는 정화조제조업체인 (주)부원에서 일하는 그는 “낯선 곳에서 일하는 게 힘들지만 오늘처럼 각국 노동자들이 가족처럼 모여 무척 기분이 좋다”며 “한국에서 일하는 동안 좋은 추억을 많이 쌓고 싶다”고 말했다.

구미시청 공무원노동조합은 이날 가정에서 가져온 겨울 옷을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나눠줘 인기를 끌기도 했다.

시와 센터는 이날부터 22일까지를 ‘외국인 노동자 문화주간’으로 선포하고 아시아영화제와 거제도 가족캠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한다.

외국인 노동자들과 함께 춤을 추며 어울렸던 구미시 채동익(蔡東益) 경제통상국장은 “이들은 3∼5년을 근무한 뒤 자국으로 돌아가면 한국 이미지를 친구와 가족들에게 전할 것”이라며 “외국인 노동자들이 기업에서 마음 편하게 일할 수 있도록 주위의 배려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경북도에는 동남아시아 16개국 노동자 2만여 명이 산업연수생이나 해외투자기업연수생 자격으로 일하고 있다.

지역별로는 구미가 4000여명으로 가장 많고, 경산 3600명, 칠곡 2600명, 경주 2300명, 영천 1300명, 김천 1000여명 등이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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