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들이 떠나고 있다…왜?

  • 입력 2005년 9월 22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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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들이 떠나고 있다.

검찰 개혁이 강도 높게 추진되고 검찰에 대한 견제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견 검사들을 중심으로 ‘사표 러시’가 벌어지고 있다.

21일 법무부와 대검찰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9월 20일 현재까지 사표를 낸 검사는 72명에 이른다. 전체 검사 1427명의 5%가 넘는다. 연말까지 합하면 퇴직 검사가 100명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연도별 퇴직 검사는 2000년 56명, 2001년 42명, 2002년 41명에서 노무현(盧武鉉) 정권이 들어선 뒤인 2003년 63명, 2004년 62명으로 늘어났다가 올해 들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최근 사표를 제출한 검사들 가운데는 검찰 조직의 ‘허리’에 해당하는 부장급 검사와 선망의 대상으로 꼽혀 온 특별수사부 출신이 많다.

현대그룹 대북송금 사건과 김우중(金宇中) 전 대우그룹 회장 사건을 수사한 대검 중수부 이병석(李秉碩·39·사법시험 31회) 검사가 이달 초 사표를 냈고,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 김진태(金辰泰·41·사시 36회) 검사도 최근 사표를 냈다. 부장검사도 11명이나 사표를 냈다.

검찰 내부에서는 검찰에 대한 안팎의 견제와 비판 등으로 검사들의 명예와 자부심이 손상된 것을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꼽는다.

특히 검찰 조서의 증거 능력 논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검경 수사권 조정 문제 등을 비롯해 현 정부 들어 검찰에 대한 집중적인 견제가 가해진 것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검찰 수사는 검사 개개인의 능력과 의지에 따라 크게 좌우된다”며 “유능한 중견 검사들이 떠나는 것은 사회의 큰 손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 중견 변호사는 “많은 권력이 집중된 과거 검찰은 검사들에게 낙원이었다”며 “그 낙원이 사라지자 검사들이 방황하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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