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자립형 사립高늘려야 한다

  • 입력 2005년 9월 3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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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6곳에서 시범 운영 중인 자립형 사립고가 다양화 특성화 수월성(秀越性) 교육에 효과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고교평준화 정책을 보완하는 방안으로 2002년 도입된 자립형 사립고에 대해 교육인적자원부가 각계 인사로 평가단을 구성해 다각도로 조사분석한 결과다. 재학생과 학부모, 교사는 물론 지역사회의 만족도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립형 사립고를 대폭 늘려야 할 이유가 분명해진 것이다.

30년간의 평준화제도가 학력 평둔화(平鈍化)를 가져왔음은 이미 여러 차례 지적됐다. 특히 상위 3∼5% 학생의 학력 저하 현상은 지난해 학업성취도 국제비교(PISA) 결과에서도 명백히 드러났다. 지식기반사회에서 많은 국민을 먹여살릴 우수 인재를 길러 내기가 힘들다는 뜻이다. 일본정부가 ‘평준화교육으로는 미래가 없다’며 명문고를 지원하고 초중학교 일제학력고사를 도입한 것도 이 때문이다.

정부와 일부 교원단체는 ‘평등교육’을 명분으로 평준화를 고집하고 있다. 평준화의 틀을 절대 깰 수 없다면 자립형 사립고를 확대해 ‘숨통’을 터 줄 필요가 있다. 교육수요자에겐 학교선택권을, 사립학교에는 학생선택권을 주는 것이 ‘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받을 권리가 있다’는 헌법과도 합치된다. 학교운영의 자율성을 바탕으로 질 높은 수업과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기초학력 부진 학생 지도에 일반 학교보다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자립형 사립고는 교육의 공공성에도 부합된다.

자립형 사립고 학부모의 월평균 소득이 537만 원이고, 등록금과 기숙사비를 포함한 부담액이 연 646만 원이나 돼 저소득층 학생들은 지원하기 힘들다는 문제도 드러났다. 이는 소외계층 학생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교육 프로그램을 개선해 풀어야 할 과제다.

김진표 교육부총리는 국가경쟁력을 위한 인재양성뿐 아니라 강남 집값을 잡기 위해서도 자립형 사립고와 특수목적고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공정택 서울시교육감도 평준화 보완책으로 자립형 사립고 도입을 공약했다. 이제는 행동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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