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는 순 바가지? 의사들 '난타전'

  • 입력 2005년 7월 5일 15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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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치과의사들이 돈을 벌려고 보철치료에서 폭리를 취하고 있다. 임플란트의 경우 치아 1개당 250만원이 아니라 100만원이면 충분하다.”

치과진료비 폭리 문제를 놓고 누리꾼과 치과의사들이 한데 얽혀 격렬한 논쟁을 벌이고 있다.

스스로를 치과의사라고 밝힌 누리꾼 ‘테니’는 지난 주말 한 포털 사이트 토론방에 “국내 치과진료비가 많이 부풀려져 있다”며 진료비를 내려야한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테니’는 또 “옷 한 벌 구두 한 켤레를 사기 위해 동대문 시장을 하루 종일 뒤져가며 발품을 파는 정성을 들이는 것처럼 좋은 치과를 고르는 것도 마찬가지”라며 “돈 주고 외래교수직을 사고 미국에 2주일 갔다 와서는 하버드 출신처럼 행동하는 치과의사들이 있기 때문에 의사들의 약력을 꼼꼼히 챙겨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가격이 싸고 좋은 치과를 고르기 위해서는 병원서비스, 치과의사약력 살피기, 여러 병원에서 진료비 견적 뽑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테니’의 글은 순식간에 20여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했으며 누리꾼들은 수백 개의 댓 글을 올리기도 했다.

댓 글에는 치과진료비 산정에 대한 치과의사들의 폭로성 글이 잇따라 오르고 치과위생사, 기공사들까지 가세하면서 논쟁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많은 누리꾼들은 “서민들이 보기에 치과진료비가 너무 비싸 부담스럽고, 항상 폭리를 취한다는 의혹을 버릴 수가 없다”며 ‘테니’의 글을 옹호했다.

치과의사 면허번호 2만 번 이상의 경력 3년차 치과의사라고 자신을 소개한 '텐티조'는 '치과의 진실을 밝힌다'는 별도의 글을 통해 “임플란트 진료비가 비싸고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주장이 어느 정도 타당성이 있다”고 ‘테니’를 지원했다. 이 글 역시 5일 현재 조회 수 15만 건을 넘었다.

그는 그러나 “이 같은 현상은 가장 중요한 기초 검진비, 신경치료비 등에 대한 수가가 너무 낮기 때문”이라며 “한국은 물가를 고려해도 미국의 70%선은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의 진료비(초진비용 3만원, 신경치료 관 1개당 3만원)가 미국에 비해 터무니없이 낮다”며 “미국의 경우 초진비용이 12만원, 신경치료는 관1개당 30만원으로 신경관이 3~4개인 어금니의 경우 90~120만원”이라고 설명했다.

‘덴티조’는 또 치과의사들의 폭리 논란에 대해 “치과의사가 2억원을 빚내서 단독으로 개원하면 한달 6% 이자인 100만원, 원금 포함해서 2년간 갚으려면 매달 1100만원, 월세 300만원, 3명의 치과위생사 월급을 다 따지면 한 달에 2000만원 이상 수익이 나야 한다”면서 “이런 것이 과잉진료를 유도하는 원인”이라고 밝혔다.

그는 “치과 진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조건 인공치아 시술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치아를 계속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이런 신경치료, 잇몸치료 등에서 적정수가를 받지 못하니 치과 경영상 비보험인 보철(인공치아)에서 운영비를 마련해야 하는 실정”이라고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대안으로 “현재 25~30만원하는 금니 하나를 10만원, 250만원인 임플란트를 100만원에 해줄 수도 있다”며 “대신 신경치료비용을 외국의 70%선인 1관 당 20만 원선으로 조정하고 기타 진단비용도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현직 14년차의 치과의사라고 밝힌 ‘유리가면’은 “한국에는 아직 어려운 사람이 많이 치료비를 올릴 경우 환자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며 “미국에서는 신경치료가 비싸지만 한국에서는 싸야한다”고 ‘텐티조’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밖에 “14년차 치과의사인데 보철을 10만원, 임플란트를 100만원 해줄 수 있다니 무허가 돌팔이도 그보다 더 받는다”(포케볼트), “미국과 우리나라를 비교하자는 자체가 현실적으로 어렵다”(핑핑) 등 스스로를 치과의사나 치과기공사라고 밝힌 누리꾼들의 반박 의견이 올라와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구민회 동아닷컴 기자 dann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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