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남편회사에서 만든 배 이름 제가 선포하니 뿌듯”

  • 입력 2005년 7월 2일 08시 34분


코멘트
“남편 회사에서 만든 배의 이름을 제가 짓게 되리라고 생각이나 했겠습니까.”

지난달 30일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열린 독일 리더라이 클라우스피터 오펜사의 5040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급 컨테이너선 명명식(命名式)에서 ‘스폰서(Sponsor)’였던 이 회사 탁학수(47) 노조 위원장의 부인 배덕남(45) 씨. 배 씨는 1일 “명명식 당시의 감동이 여전히 남아있다”고 말했다.

배 씨는 오펜사가 발주한 컨테이너선 2척 가운데 1척을 ‘싼타 필리파(Santa Philippa)’호로 명명했다.

선박을 선주에게 인도하기 직전 개최되는 명명식은 선박 건조 과정 중 최대의 이벤트. 스폰서는 그날의 주인공이다. 아랍권 국가를 제외하고 스폰서는 선주사나 정부 고위관리의 부인이 맡는 것이 관례. 배 씨가 스폰서로 ‘낙점’된 것은 오펜사가 선박을 성공적으로 건조해준 데 대한 감사의 표시로 1척에 대한 스폰서를 현대중공업에 의뢰했기 때문. 회사 측은 10년째 ‘무분규’로 회사 발전을 도운 노조에 이를 양보했다.

1973년 창사 이래 1200여 척의 선박을 건조한 이 회사에서 노조 관계자의 부인을 스폰서로 내세운 것은 처음.

배 씨는 “앞으로도 노사가 협조하면서 함께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