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外高출신은 어문계열만 가란 말인가”

  • 입력 2005년 6월 17일 03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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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학년도 이후 대학입학제도에 도입되는 외국어고 과학고 등 특수목적고 학생을 위한 동일계 특별전형의 계열 범위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지난해 특목고 입시 과열을 막기 위해 설립 목적에 맞게 외고는 어문계열, 과학고는 자연계열 진학 시 특별전형을 실시할 수 있도록 했다.

논란이 일자 교육부는 16일 “외고 출신자의 동일계 범위를 인문 사회계열 등 넓게 적용하는 것은 외고 입학 경쟁을 초래할 수 있다”며 “동일계열 범위를 상식 범위 이상으로 확대하면 특목고에 대한 특혜 시비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학들은 공식적으로는 “교육부의 지침을 따를 수밖에 없다”고 하면서도 어문계열로 제한하는 게 바람직한가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고려대 김인묵(金仁默) 입학처장은 “특목고 출신의 동일계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가장 넓은 범위부터 검토하고 있지만 학교 방침을 정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처장은 “외고의 우수한 학생들이 미국 대학수학능력시험인 SAT까지 봐가면서 외국 유명 대학으로 빠져나가는데 공부 잘하는 것을 죄로 여기는 풍조가 계속된다면 나라의 장래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한양대 최재훈(崔載勳) 입학처장도 “특목고 동일계 전형의 범위를 정한 것은 없고 현재로선 교육부의 방침을 따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 처장은 “현재 1학기 수시에서 특목고생에게 비교내신을 적용하는 것 이외에 특별대우는 없다”며 “2학기 수시의 내신위주 전형에서 내신 불리를 보정하기 위해 특목고 전문교과 이수단위에 따라 일부 가산점을 줄 방침”이라고 말했다.

서울 대원외고 김일형(金一衡) 교감은 “지금은 외국어가 학문의 도구인데 외고를 나왔다고 어문계열만 가라는 것은 지나치다”며 “어학능력을 갖춘 학생이 다양한 학문을 하는 것이 국제인재 양성에 더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인철 기자 in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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