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 누가 주도하는지 몰라… 참석 안할것”

  • 입력 2005년 5월 7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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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신등급제 반대 추진’ 인터넷 카페를 개설한 닉네임 ‘아이리스’ 김모(15) 양과 공동 운영자 닉네임 ‘베로니카’ 김모(15) 양은 모두 6일 본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일이 이렇게 커질 줄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서울 강북의 같은 고등학교 1학년으로 친구 사이인 이들은 부모와 친한 친구 몇 명을 빼고는 자신들이 카페 운영자라는 사실을 모른다고 밝혔다.

아이리스는 “중간고사 기간에 언니 오빠들이 계속 성적 문제로 자살한다는 뉴스를 접하고 같은 처지의 친구들과 얘기를 나눠보기 위해 카페를 만들었다”며 “우리는 한번도 집회나 시위를 얘기한 적이 없는데 순식간에 그런 유언비어가 퍼졌다”고 말했다.

베로니카는 “우리도 누가 처음 촛불시위를 하자고 했는지 모른다”며 “나도 휴대전화로 온 문자 메시지를 보고 촛불집회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조직적으로 시위를 계획한 적이 없기 때문에 내일 집회의 참석 여부도 각자 알아서 판단하기로 했고 카페 회원들에게도 그렇게 권고했다.

베로니카는 “순수한 추모행사라고 알고 있었는데 뒤늦게 추모제를 주도한 단체가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관련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괜히 우리가 이용당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참석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반면 아이리스는 “(참석 여부에 대해) 많이 고민했지만 일단 운영자로서 참석은 하려고 한다”며 “하지만 개인 자격으로 가서 조용히 보고만 올 것이며 나서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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