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맘대로’ 대학연구비…운용실태 관심고조

  • 입력 2005년 4월 28일 03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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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공대 모 교수가 연구비를 유용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되자 대학의 연구비 운용실태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대학에서 운용되는 연구비는 △정부기관에서 집행하는 정부지원 연구비 △기업체 후원금 등으로 마련된 학교발전기금으로 특정사업을 육성하는 학교재원 연구비 △산학협력 프로젝트 등을 목적으로 교수 개개인이 협약을 맺는 산업체 연구비 등 3종류가 있다.

서울대는 모든 종류의 연구비를 대학본부에서 일괄적으로 받은 뒤 각 프로젝트 수행자들의 요구에 따라 집행하는 중앙집중형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이 대학 노정혜(盧貞惠) 연구처장은 “연구원의 인건비는 해당 연구원의 개인계좌에 직접 입금하며 기자재는 견적서에 따라 대학본부에서 구입해 주거나 연구팀이 구입 후 영수증을 제출하면 비용을 지급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 대학원생은 “실제로는 연구원 개인이 학교에서 받은 인건비를 연구팀별로 모은 뒤 지도교수가 다시 이를 개개인에게 분배해 주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차액이 얼마인지, 또 어떻게 사용되는지는 지도교수 말고는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한 대학 관계자는 “연구비를 지급할 때마다 인건비와 기자재 구입비 등이 전체 연구비용에서 일정 비율을 넘지 않았는지만 따질 뿐 집행된 돈이 제대로 쓰였는지는 사후에 확인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대는 27일 “공대 교수의 산업체 지원 연구비 유용 혐의에 대해 외부기관에 의뢰해서라도 철저히 조사할 것이며 위법행위가 드러나면 해당 교수에 대해 엄중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재영 기자 ja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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