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서 터널공사 300억 요구”… 수락산 구간 시공사측 주장

  • 입력 2005년 2월 17일 18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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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의 반대로 이달 1일부터 중단됐던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수락산터널 공사가 18일 재개된다.

사업시행사인 서울고속도로㈜는 17일 오전 경찰과 학림사(서울 노원구 상계4동) 관계자들의 입회하에 시험 발파를 한 결과 소음과 진동이 기준치 이하로 측정됨에 따라 18일 공사를 재개한다고 밝혔다.

서울고속도로는 시험 발파에 앞서 터널공사 때문에 기울어져 붕괴 위험이 있다는 학림사 내 석불 입상 주변에 지지대 설치 공사를 끝냈다.

학림사 측은 “국책사업의 원만한 추진을 위해 일단 공사 잠정 재개에 동의했다”며 “하지만 피해원인 조사 및 적절한 대책이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보상 협의와 관련해 서울고속도로 관계자는 이날 “지난달 학림사로부터 300여억 원의 보상금을 지급하든가 공사를 중단하라는 요구를 받았으나 이를 수용하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학림사 측은 △터널공사 완전 폐기 △학림사 경내 경계로부터 500m 이상 우회하도록 설계 변경 △305억 원 보상 후 현재대로 공사지속 등 3가지 방안 중 한 가지를 택하라고 요구했다는 것.

그러나 학림사 대책위원회 강성세 위원장은 “사찰 내부적으로 피해액을 300억 원가량으로 산정한 자체 보고서를 작성한 적은 있으나 이를 서울고속도로 측에 요구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앞으로 피해원인 규명 및 보상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사찰 측의 반발과 공사 중단이 되풀이될 가능성은 아직 남은 상태다.

수락산터널은 경기 의정부시와 서울 노원구 상계동을 잇는 2.9km의 터널로 현재 300m만 더 뚫으면 되는 상태지만 공사 지점에서 수직으로 147m 위쪽에, 수평으로는 12∼67m 거리에 있는 학림사 측이 공사 중단을 요구해 이달 1일 공사가 중단됐다.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일산∼퇴계원 구간 공사는 2001년 6월 착공돼 2006년 6월 개통 예정이었으나 2001년 11월부터 2003년 12월까지 사패산터널 공사가 불교계와 환경단체의 반대로 중단돼 전면 개통이 2008년 6월로 늦춰진 상태다.

의정부=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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