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전헌호 “상아탑에만 머무는 학문은 안되죠”

  • 입력 2005년 1월 17일 18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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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이 상아탑 속에서만 있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해 꾸준히 책을 펴냈는데 벌써 43권이 됐네요.”

대구가톨릭대 종교사회복지학과 교수인 전헌호(全憲浩·49) 신부는 쉬지 않고 책을 출간해 주목을 받고 있다. 요즘처럼 대학 강의가 없는 방학에는 책을 펴내기 위한 작업에 더욱 몰두한다.

하루 24시간 중 10∼12시간을 자료를 준비하거나 공부하고 원고를 쓰는 데 할애하고 있다. 현재 6권 분량의 원고가 출판사로 넘어가 각각 책으로 ‘탄생’될 날을 기다리고 있다.

이 중 조만간 출간될 ‘우주 안의 내 친구들’(가제)은 초등학교 5∼6학년을 대상으로 한 환경서적. 전 신부는 “이 책은 우리가 숨쉬는 공기와 마시는 물에 130억∼150억년 된 우주의 역사가 담겨 있다는 것을 알려줘 자연스레 환경보존의 중요성을 깨닫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그의 책은 종교와 관련된 것이 많은 편이나 어린이를 위한 환경 및 과학서적도 적지 않다. 어린이용 서적은 제목이 ‘태양을 먹고 사는 아이들’, ‘식물이 여행을 포기한 까닭은’ 등으로 독특하다.

지난해 출간된 ‘내가 우주보다 더 위대하다고?’는 거대한 우주 속에서 인간이 얼마나 고귀한 존재인지, 왜 소중한 삶을 살아야 하는지를 잘 설명한 것으로 평가돼 과학기술부 등에 의해 우수과학도서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는 또 가톨릭출판사가 발행하는 월간잡지 ‘소년’에 칼럼 ‘환경이야기 우리이야기’를 8년째 연재하고 있고 가톨릭신문에도 5년 째 환경에 관한 글을 싣고 있다.

특히 그는 환경에 대해 본격적으로 연구하려면 실습이 필요하다고 보고 10년 전 대학 인근에 위치한 경북 경산시 와촌면의 농장을 구입해 직접 사과와 상추 등을 재배하고 있다.

경남 거창 출신으로 경북고와 서울가톨릭대를 졸업한 그는 오스트리아 비엔나대학에서 신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1990년 귀국한 뒤 이듬해 현재의 대학에서 강의를 시작했다.

전 신부는 “요즘은 뇌(腦)과학 분야에 대해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데 앞으로 관련 서적도 출간할 계획”이라며 “내 책들은 영혼과 육체를 건전하고 건강하게 가꾸면서 어떻게 친환경적인 삶을 살 수 있는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밝혔다.

최성진 기자 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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