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 양성체제 개편안]교원자격증 남발 부실 교직과정 퇴출

  • 입력 2004년 11월 16일 18시 39분


코멘트
교육인적자원부가 16일 발표한 교원양성체제 개편 시안은 지금까지 방만하게 운영돼 온 교원양성 과정을 정비해 교사의 질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양성기관간의 이해관계가 다르고 교육대와 사범대의 통합 등은 구조조정과 맞물려 있어 교육부의 의지대로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개편 배경=국가자격증임에도 기준 자체가 없거나 교육 과정이 느슨해 교육대나 사범대를 졸업만 하면 교원자격증을 주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다.

비사범대의 교직과정은 일선 교육 현장과 동떨어진 교육과정이 많고 교생실습도 형식적이어서 1년에 3, 4명씩 교사자격증만 내주는 곳이 많다. 현재 중등교사 양성기관은 사범대 40개, 교육과 56개, 교직과정 152개, 교육대학원 79개. 연간 2만7000명이 교사자격증을 얻어 나가지만 실제 임용교사는 8000여명, 임용률은 27∼30%에 불과하다.

교육대학원은 교육과정이나 정원 관리가 대학 자율이어서 자격증을 남발하고 있다. 특히 지방대는 정상적인 교육대학원 등록금의 3분의 1만 받고 졸업자를 양산하고 있는 실정이다.

헌법재판소가 3월 사범대 출신자에 가산점을 주는 것이 위헌이란 판결을 내려 일반대 교직과정과의 형평성 문제 등 때문에 양성체제 개편이 불가피했다.

▽자격증 발급 기준 강화=앞으로 교원자격증 취득을 위한 자격 기준이나 교육과정에 대한 국가 기준이 마련된다.

교직 학점이 현행 20학점에서 33학점으로 늘어나면 일반대 교직과정 등 비사범대에서 전공과 별도로 33학점을 따는 게 쉽지 않다. 그래서 교직과정이 23% 줄 것이란 전망도 있다. 교육대학원도 과목당 2학점씩 이수해 졸업학점을 채우려면 수업 연한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부실 양성기관 정비=교원양성기관 평가인정제가 도입되면 기준 미달 기관은 교원자격증을 줄 수 없게 된다. 반대로 인정 기관은 재정 지원을 강화하고 교육과정 운영 자율성을 준다.

교수 1명당 학생 수가 20명 이하, 교과 전공 교수는 학과당 1명 이상 또는 전체 교수의 20% 이상 확보해야 하고 교사 임용률은 최근 4년간 10% 이상으로 하는 기준안이 검토되고 있다.

▽교대 사대 통합=지역별 대학별 여건과 특수성을 감안해 자율적 개편을 유도하기로 하고 행정적 재정적 지원과 연계한다는 방침이다. 종합대와의 학점, 교수 교류 및 시설 공동 활용, 나아가 인근 종합대와의 연합 또는 통폐합하는 방안이 권장된다. 그러나 교육대가 통합되면 사범대의 초등교육과 정도가 되고 교수의 신분에도 변화가 오기 때문에 쉽게 조정이 이뤄질지 의문시된다.

일반대 교직과정도 교육대와 사범대의 기준을 적용하되 사범대에서 육성하지 않는 분야만 특성화하도록 권장키로 했다.

이 밖에 현행 4년의 양성기간을 5년제 학사 석사 통합형 또는 6년제 전문대학원 체제로 개편하는 방안을 2010년까지 확정하기로 했다.

▽현장교육 강화=학교 현장에 맞는 교육과정을 구성하기 위해 교원양성기관별로 교육과정개선위원회를 설치해 운영하도록 할 방침이다.

교생실습 기간도 초등은 현행 8∼11주에서 15주 이상으로, 중등은 4∼6주에서 8주 이상으로 늘려 현장 감각을 익히도록 했다.

또 교원양성기관의 교과교육 전공교수는 교사 경력자를 채용하도록 하고 현장교사를 겸임교수나 초청강사로 활용하도록 했다. 신임 교수는 학교현장 연수를 의무화했다.

교원양성체제 개편 사안 주요내용
분야 주요 내용
교원양성의 질 관리-신규교사 자격취득 기준 및 교육과정 편성 최소기준 마련
-2007학년도부터 중등 교직이수 학점 20학점→33학점으로 상향 조정
교원양성 교육과정 강화-현장 수요를 반영하는 교육과정 운영
-양성기관별로 교육과정개선위 설치
-교생실습은 초등 8∼11주→15주 이상, 중등 4∼6주→8주 이상으로 강화
-현장교육 경력자 교수로 임용 확대, 신임교수 학교현장 연수제 실시
교원양성기관 평가인정제-2009년 도입해 부실한 양성기관 정비, 자체 질 관리 유도
-자격기준 미달 대학 교원자격 발급기능 제한 또는 폐지 (교수 1인당 학생 수 20명 이하, 교과 전공교수 학과당 1인 또는 전체 교수의 20% 이상 확보, 교사 임용률 4년간 10% 이하 등)
교원양성 전문화 특성화-교육대는 대학이나 지역 특수성 감안해 자율 개편 유도
-교육대+종합대 연합체제, 교육대간 통합 또는 양성체제 구축, 국립종합대+사범대 통합
-사범대 임용률 10% 이하의 학과는 일반대 학과로 전환 유도
-사범대는 국민공통기본교과 교사 양성에 주력
-정원 4명인 국민공통기본교과 10개 교과 양성과정 폐지 사범대 편입정원 2008년부터 5%→10%로 확대
-양성기간 4년→5년 연장, 6년제 전문대학원 도입 2010년 확정
교원선발방법 개선-임용시험 전형 2008년 2단계→3단계(3단계 교직관 중점평가)
-1차 필기시험 55%→35%로 낮추고 2, 3단계 비중 강화
-농어촌 교사 확보 위해 ‘교육감 추천 교육대 입학제’ 확대

이인철기자 inchul@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