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명통장으로 3억 빼돌린 세무공무원 구속

  • 입력 2004년 11월 12일 14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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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금정경찰서는 12일 차명통장인 일명 '대포통장'을 사용해 부가가치세 환급금 3억여원을 빼돌린 혐의(업무상 배임)로 인천세무서 7급 김모씨(33)와 개인사업자 양모씨(44)를 구속했다.

경찰은 또 이들에게 타인 명의의 대포통장을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판매하고 입금된 금액 1억2000여만원을 가로챈 혐의(사기)로 박모씨(26) 등 5명을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달 2일 박씨에게서 대포통장 2개를 20만원에 구입한 뒤 국세청 전산망을 조작해 자신이 담당하는 인천 소재 108개 업소의 세금환급 통장을 대포통장 명의로 변경, 업소당 250만~300만원의 부가가치세 환급금을 가로채는 수법으로 모두 3억2000여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김씨는 업소의 등록계좌변경 권한이 없었지만 상급자의 ID를 도용해 전산망을 조작했으며 빼돌린 돈 중 2억여원을 도박으로 탕진한 것으로 밝혀졌다.

대포통장 판매조직인 박씨 등은 1월부터 최근까지 노숙자 등을 동원해 대포통장 104개를 만들어 인터넷 사이트 게시판을 통해 10만원씩에 팔고, 대포통장에 돈이 입금되면 일부 금액을 미리 개설해둔 텔레뱅킹을 통해 빼내는 수법으로 48차례에 걸쳐 1억2000여만원을 사취한 것으로도 드러났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대포통장은 인터넷 사기 등 불법행위에 주로 이용된다"며 "박씨는 김씨가 구입해간 대포통장에서 580만원을 빼내는 등 수십명의 통장에서 1억원이 넘는 돈을 인출했지만 신고한 피해자는 한 명도 없었다"며 고 밝혔다.

부산=석동빈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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