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6 大入 개편안 이후]학부모 발길 논술학원으로

  • 입력 2004년 8월 27일 18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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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방송의 수능방송 실시와 학원과외 단속으로 수강생이 급감한 학원가가 새 대입제도 발표 이후 더욱 얼어붙고 있다. 27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 밀집 지역은 평소와 다름없었지만 내부적으로는 활로를 찾으려는 움직임이 분주했다.- 신원건기자
교육방송의 수능방송 실시와 학원과외 단속으로 수강생이 급감한 학원가가 새 대입제도 발표 이후 더욱 얼어붙고 있다. 27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 밀집 지역은 평소와 다름없었지만 내부적으로는 활로를 찾으려는 움직임이 분주했다.- 신원건기자
서울 강남 일대의 학원들에 비상이 걸렸다. 2008학년도 대입제도에 따라 대학수학능력시험의 비중이 낮아지고 학교생활기록부가 입시에서 중요해지는 등 입시제도가 크게 바뀌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교육방송(EBS)이 수능방송을 실시하고 오후 10시 이후 학원 과외에 대한 단속이 심해져 학원 수강생이 30%나 감소한 상황에서 새 입시제도로 학교 수업이 중요해짐에 따라 학원 수요가 줄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새 입시제도 발표 다음 날인 27일 강남의 학원들은 내신에 대비한 새로운 논술 토론수업을 개발하는 등 활로를 모색하느라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개인별 맞춤 관리 강화=강남 사교육 시장은 이미 과목별, 내신 수능 등 분야별로 세분된 것이 특징. 이 지역 학원 관계자들은 새 입시제도로 인해 이 같은 세분화 경향이 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 W학원은 학생부가 9등급으로 나뉘는 등 학교 수업의 비중이 더욱 커짐에 따라 개인별 내신 관리에 더욱 주력할 예정이다.

손모 원장은 “학생 개개인의 수준을 면밀히 분석해 맞춤형 관리를 해 주는 것이 필수요건이 될 것”이라며 “기존에는 상중하로 나눠서 내신을 관리했다면 앞으로는 9등급에 맞춰 목표를 세분해 학생을 지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령 상위 3∼5% 성적을 받는 학생의 경우 1등급인 4% 이내에 안정적으로 진입한다는 목표를 설정하는 방식”이라고 덧붙였다.

학원측은 또 9월 중순 이후로 예정했던 학부모 대상 입시설명회를 9월 초로 앞당기기로 했다. 당초 9월 16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최하는 모의고사 경향을 분석한 후 설명회를 개최하려 했으나 새 입시제도에 대한 학부모들의 요구가 거셀 것으로 전망했기 때문.

과학전문학원인 대치동 C학원도 ‘원리 중심’의 교육을 더욱 강화해 논술 구술 면접에 대비한다는 방침이다.

최모 원장은 “논술 구술 면접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원리를 확실하게 이해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주관식 시험 비중을 높여 학생들이 단순히 답을 찾기보다 원리를 파악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독서 논술 비중 강화=논술과 구술 면접학원들은 새 입시제도에 따라 수강생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며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토론 논술 전문학원인 서초구 서초동 LC교육연구소 박승렬 소장은 “교육부 발표 직후 토론과 논술 준비 방법에 대해 문의해 온 학부모가 20명이 넘었다”며 “이미 독서 토론 논술이 결합된 프로그램을 개발했으며 중고교생을 대상으로 한 수업 비중을 늘려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대치동 C논술학원은 맞춤형 수업을 위해 학생별 진로지도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 학원 김모 부원장은 “대학별 전형방법이 더욱 다양해지는 만큼 정밀한 진로지도를 통해 보다 빠른 시기에 지원 대학과 학과를 결정하도록 한 후 이에 맞춰 토론 구술 면접, 논술지도 등을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사교육 시장 일대 지각변동=학원가 관계자들은 새 입시제도로 인해 학교 성적을 관리해 주는 내신 위주 학원과 논술 전문 학원이 부상하고 수능 전문 학원들은 쇠퇴하는 등 학원가가 새롭게 재편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학원들은 내신 관리를 강화하고 구술 면접을 접목하는 형태로 변화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학교 주변의 일부 학원가에서는 새로운 교사가 전입해 오면 이 교사가 과거 재직했던 학교에서 제출한 시험문제지 등을 입수해 학생들에게 제공하고 있으며 이를 CD로 만들어 판매하기도 하는 실정이다.

특히 내신의 경우 학교별로 교과서, 시험 범위 및 유형이 제각각이기 때문에 개인별 맞춤식 교육이 중요해짐에 따라 소규모 학원과 개인 과외 등이 더욱 성행할 것으로 보인다.

손효림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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