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경작지 흔적’ 경주서 발굴…5~6세기 추정 토기-벼 출토

  • 입력 2004년 8월 17일 18시 58분


17일 경북 경주시 현곡면 일대에서 신라의 지배층이 주로 모여 살던 왕경에 식량을 공급하던 경작지에서 6세기 것으로 보이는 토기 등 유물이 발굴됐다.- 경주=연합
17일 경북 경주시 현곡면 일대에서 신라의 지배층이 주로 모여 살던 왕경에 식량을 공급하던 경작지에서 6세기 것으로 보이는 토기 등 유물이 발굴됐다.- 경주=연합
신라의 지배층이 주로 모여 살던 왕경(王京·수도 서라벌의 중심지)에 식량을 공급하던 경작지 유구(遺構·건축물 등의 구조를 보여주는 흔적)가 경북 경주에서 발굴됐다.

경주에서 신라시대 경작지가 발견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재)성림문화재연구원(원장 정영호·鄭永鎬 단국대 명예교수)은 경주시 현곡면 일대에서 6세기 것으로 추정되는 대규모 경작지 유구와 토기, 벼 보리 등 곡물을 발굴했다고 17일 발표했다.

1.5m 깊이의 땅에서 발견된 경작지 유구는 동서 40m, 남북 120m 규모. 여기서는 돌로 만든 우물(깊이 2.5m)과 청동기시대 민무늬토기, 돌도끼 등도 함께 나왔다.

출토된 유물의 연대는 5세기 후반∼6세기 중반으로 추정돼 당시 경주를 덮친 홍수(삼국사기 기록) 때문에 경작지가 휩쓸린 것으로 조사단은 추정했다. 삼국사기 기록에 따르면 496년 경주에 홍수가 나 200여 가구가 수몰됐다.

성림문화재연구원 박광렬(朴光烈) 조사연구실장은 “그동안 신라 왕경은 변방에서 조공을 받아 식량을 해결한 것으로 추정됐다”며 “신라의 농업기술과 왕경 사람들의 식생활을 연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주=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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