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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6월 22일 19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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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의 ‘위생팀장’인 김영주(金榮柱·31) 과장은 먹을거리에 관해 ‘깔끔 떠는’ 것이 직업이다. 호텔에 공급되는 식품 원료부터 조리과정, 식기세척 등 음식과 관련되는 모든 과정을 점검하고 관리한다. 호텔 내 25개 부서 900여명의 직원이 그의 점검 대상. 호텔 음식이라면 무조건 깨끗한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세계위생기준에 따르면 호텔 음식은 ‘고위험식품군’에 속한다. 많은 인원이 관련되는 데 따른 세균노출 위험 때문이다.
“식기세척기 헹굼물의 온도는 반드시 섭씨 82도 이상이어야 합니다. 활어를 보관하는 수족관의 온도는 14∼15도보다 낮아도, 높아도 안 됩니다. 냉장고 문틈의 고무 이음새가 조금이라도 찢어지면 내부 온도가 상승하는 원인이 되죠. 또 칼과 도마는 야채용, 고기용 등이 각각 색깔로 구분되어야 합니다….”
이른바 ‘불량만두’ 파동으로 온 나라가 시끄러운 요즘, 100여 항목에 달하는 그의 위생 체크 리스트는 공공업소는 물론이고 가정에서도 참고할 만한 ‘지침서’다.
그는 대학에서 식품공학을 전공한 뒤 대형 할인매장의 위생담당자를 거쳐 2002년부터 이 호텔에서 일하고 있다. 올 3월 한국인 최초로 호주 QSA(Quality Society of Australia) 식품서비스 운용부문 자격증을 취득,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위생 전문가’가 됐다. 5년 이상의 경력에 까다로운 테스트를 거쳐야 받을 수 있는 자격증이다.
“위생은 습관이자 의식입니다. 처음에는 직원들 사이에서 ‘뭐 그렇게까지 심하게 구느냐’는 말도 나왔죠. 하지만 지금은 당연히 해야 할 일로 여기고 있어요. 음식에도 ‘웰빙’이 유행이라고 하는데, 무엇을 먹느냐는 것보다 어떻게 관리해서 먹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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