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한윤열박사 “국산장미의 세계화 이제 시작”

  • 입력 2004년 5월 18일 18시 53분


“현재 장미는 송이당 25∼27원의 로열티를 외국의 육종회사에 지불하고 있는 셈이죠. 국내에서 1% 미만에 불과한 국산 장미 재배면적을 30%로 확대할 경우 로열티를 연간 184억원에서 55억원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경북도 농업기술원 산하 구미화훼시험장장인 한윤열(韓潤烈·49) 박사는 18일 국산 장미를 재배하는 농민들이 증가해야 로열티를 줄이고, 로열티 감소로 인해 재배농가의 실질소득도 크게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한 박사는 자신이 중심이 돼 개발한 ‘진선미’ 등 신품종 국산 장미가 최근 일본시장에서 기존 장미품종보다 평균 22% 높은 가격에 팔린 것으로 나타나 주목을 받고 있다.

진선미를 비롯한 ‘향기나’와 ‘유니나’ 등 신품종 장미 3종 4800송이가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까지 일본에 시범 수출돼 ‘샤사’ 등 해외에서 도입한 기존 장미품종의 송이당 평균 단가(47.7엔)보다 높은 58엔을 받은 것이다.

그는 “국산 장미가 일본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어 해외시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돼 무엇보다 기쁘다”며 “그러나 세계적으로 매년 100여 종의 신품종 장미가 나오지만 성공하는 것은 극소수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그의 연구팀(3명)은 1995년 품종 개발에 착수한 이후 유전자원 특성조사, 우수 유전자원 선발, 인공교배 등의 과정을 거쳐 2001년부터 지금까지 국산 장미 12종을 개발했다. 또 올 연말에는 신품종 국산 국화 3, 4종도 선보일 예정이다.

그는 앞으로 국산 장미를 되도록 많은 농가에 보급하기 위해 시범 전시포 등을 늘려 농민들이 해외도입 품종보다 우수하다는 사실을 깨닫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 박사는 “네덜란드와 독일, 미국 등 선진국의 육종회사들이 송이당 13∼15원인 국화의 로열티를 30원으로 인상해줄 것을 요구하는 등 세계적으로 ‘종자전쟁’이 치열하다”며 “국내에서도 이 분야에 대한 투자와 연구인력 확충 등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경북 칠곡 출신으로 대구가톨릭대에서 농학박사(식물육종 전공)를 취득한 그는 구미화훼시험장 연구담당 등을 거쳐 지난해 4월부터 이곳 책임자로 활동하고 있다.

최성진기자 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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