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포커스 피플/효성초등학교 이광자 교감

  • 입력 2004년 5월 16일 19시 00분


인천 효성서초등학교의 이광자(李光子·60·여)교감은 열린 교육을 통해 학생의 심성을 올바르게 키워주는 스승으로 소문 나 있다.

효성서초교는 매일 20여명의 학생이 전일제 수업을 한다. 전일제 수업이란 맞벌이 부부를 위해 방과 후 부모의 퇴근 때 까지 아이들을 학교에서 맡아 교육하는 것.

이 교감은 이들 학생을 대상으로 매일 시조창(時調唱)과 창작동요 등을 가르친다. 이는 자라나는 아이들의 정서 함양에 도움이 된다는 확신 때문이다.

“가정 형편에 때문에 방과 후 학원에 가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시조창을 가르쳤더니 자신감이 생기고 발표력도 크게 늘었어요.”

그는 학생들을 무대에 올려 학부모들 앞에서 발표회를 가졌다.

부모들은 “퉁명스럽기만 하던 아이의 말투와 태도가 변했다”며 “아이에게서 자신감을 느낄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1964년 강원 고성군 거진초교에서 교편을 잡은 그는 초년 시절부터 열린 교육에 관심을 가졌다. 당시 그는 폐선(廢船)에서 못쓰는 물건들을 들고와 타 악기를 만들었고, 학부모들을 초청해 폐선을 이용한 멋진 연구수업을 보여줬다. 부모들과 교육청으로부터 어촌마을 학생들의 정서 교육에 도움이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65년 탄광촌으로 유명한 삼척시 황지 중앙초등학교로 발령이 난 그는 미술시간에 아이들이 개천을 검은색으로 그리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아이들의 정서함양을 위해 노래극단을 만들어 관련 뮤지컬을 선보였다. 극본을 직접 쓰고 연출을 맡아 새롭게 구성한 ‘개미와 베짱이’ ‘나무꾼과 선내’ 등 뮤지컬을 선보였다.

그 뒤 인천으로 발령이 난 그는 30여 년 째 국악 풍으로 만든 애향의 노래를 보급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인천으로 초대할께’ ‘인천 문화 자랑’ ‘인천 산 이름 노래’ 등 직접 작사 작곡한 30여곡의 노래를 선보였다.

이 교감은 41년간의 교직생활에서 단 한번도 연구수업 발표를 거른 적이 없다. 경력교사는 보통 4년마다 연구수업을 하지만 끊임없는 자료준비 등을 통해 모두 70여 회의 연구수업을 했다.

교육청 관계자와 학부모 등 앞에서 발표해야 하는 연구수업이 부담스럽지만 교감이 된 뒤에도 계속하고 있다. 창조적 교육의 원동력이 되는 연구수업을 게을리 할 수 없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음악을 가르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학생들에게 아름다운 세상을 일구는 마음을 길러주기 위해 수업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차준호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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