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총리는 오전 8시20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로 출근한 뒤 총리실 간부들을 소집해 일일 회의를 갖고 20분간 평상 업무를 하나하나 점검했다.
총리실 관계자는 “탄핵 기각 결정이 예상된 탓도 있지만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었더라도 고 총리는 그랬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고 총리는 집무실에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사건에 대한 최종 선고 과정을 TV로 지켜봤다. 이후 오전 11시반 스승의 날 행사에 참석했고 수상한 교사들과 점심식사를 함께 했다. 오후에는 공식 일정 없이 이날 밤 청와대에서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고할 자료를 정리했다.
고 총리는 또 다음 주 화요국무회의, 목요국정현안정책조정회의 날짜를 확정하고 다음 주에 있을 각종 행사용 영상메시지를 집무실에서 녹화했다.
고 총리는 1997년에 이어 두 번째 맡은 총리직을 물러날 경우 완전히 공직에서 물러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 그는 “그동안 역할이 필요하면 관직에 나갔고 다하면 물러나는 게 진퇴의 원리였다”고 강조해 왔다.
그는 “(대통령 권한대행과 총리직의 겸무로 몸이 고달프다는 뜻으로) ‘고난 대행’에서 물러나면 공부를 좀 해야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고 총리가 퇴임 후 시민단체의 지도자로 ‘행정경험’을 활용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가 정치인으로 변신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측근들은 “가능성이 낮다”고 일축했다.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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