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부평고 동문 체육장학회 '골인'

  • 입력 2004년 3월 5일 00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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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운동화 한 켤레를 제대로 살 돈이 없어 마음껏 운동장을 달리지 못하는 후배들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가만히 있을 수 없었습니다.”

지난해 시즌 3관왕을 차지한 축구부와 씨름부를 운영하는 인천 부평고 동문회가 후배 선수들을 체계적으로 돕기 위해 나섰다.

지난달 26일 46명의 동문이 모여 만든 체육장학회에서 1400만원의 기금을 조성해 축구부 1학년생 김선우군(16) 등 9명에게 1년 치 등록금 등 장학금을 전달한 것.

1972년 개교해 1만500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이 학교 동문회는 그동안 개인적으로 또는 모임을 통해 후배 선수를 보살펴왔으나 장학회를 꾸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장학회는 우선 12월 말까지 1000명의 동문을 회원으로 가입시킨 뒤 매년 30만원씩 회비를 받아 기금으로 적립할 계획이다. 이 학교 출신 이천수 최태욱(이상 26회·2000년 졸업) 선수 등도 장학위원으로 선임할 방침이다.

또 동문이면 누구나 선수들의 등록금과 생활비, 운동용품 등을 직접 전달하는 개인후원제를 실시하는 등 ‘후배 보살피기 운동’을 전개하기로 했다.

전국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들을 위한 응원에도 동문이 참가한다. 2002년 10월 6∼18회 졸업한 동문 50명이 모여 만든 ‘녹사자회’가 응원은 물론 회식, 전지훈련 등 뒷바라지를 하기로 했다.

82년 창단된 부평고 축구부는 노정윤(15회) 이임생(16회) 등 국가대표 선수 20여명을 배출했으며 지금까지 전국대회 우승컵을 20차례나 거머쥐었다.

천하장사에 오른 장지영(8회·인하대 감독) 등을 배출한 씨름부도 78년부터 전국대회에서 21회 우승했다.

한종섭 장학회장(2회·47)은 “후배를 돕기 위해 동문이 나서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후배들이 운동에만 열중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고 싶다”고 말했다.

황금천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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