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하회마을앞 낙동강에 나룻배 재등장

  • 입력 2004년 3월 5일 00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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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부터 서민들의 숱한 애환을 싣고 경북 안동의 하회마을 앞 낙동강을 오가다 20년 전에 사라졌던 나룻배가 다시 등장한다.

4일 안동시에 따르면 하회마을 전통문화 복원사업의 하나로 지난해 말 황포돛배 제작 기능보유자인 김규성씨에게 의뢰한 나룻배가 제작 완료돼 7일 진수고사를 갖고 운항에 들어갈 계획이다.

진수식에서는 선상에서 시를 읊는 하회마을 전통의 선유놀이도 시연된다.

이곳 나룻배는 16세기 후반부터 1984년 수해 때 휩쓸려가기 전까지 주민들이 가을걷이 곡식을 모아 사공의 품삯으로 주는 방식으로 운행됐다.

그동안 나룻배를 다시 띄우지 않았던 것은 강을 돌아가는 길이 새로 나 배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줄어든 데다 평생 노를 잡았던 권용덕옹(79)이 “힘에 부친다”며 마다했기 때문.

안동시는 지역주민과 관광객들 사이에 1980년대 초반 광고매체 등에 종종 등장해 주목을 끈 이 나룻배의 복원을 바라는 목소리가 높아 운항 재개를 추진해왔다.

낙엽송과 참나무 등으로 만든 이 나룻배(정원 20명)는 솔밭인 만송정 앞에서 출발, 부용대(芙蓉臺) 앞까지 낙동강 400m를 오가게 되는데 관광객들로부터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된다.

나룻배를 탄 관광객은 강 건너에 있는 옥연정과 화천서원 등을 방문하고 부용대 정상에서 하회마을 전경을 둘러보게 되는데 왕복코스는 1시간 정도 소요된다는 것.

나룻배 운영을 맡은 하회마을보존회 측은 1인당 2000원의 요금을 받을 예정이다.

하회마을보존회장인 유충하씨(51)는 “사공이 한 명밖에 없어 운항은 하루 4∼5시간 정도만 할 예정”이라며 “나룻배를 타면 부용대 앞 낙동강을 따라 주변의 기암절벽 등 뛰어난 자연경관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동=최성진기자 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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