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마일리지 '십시일반' 외국인근로자 고향行

  • 입력 2004년 2월 27일 18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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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으로 넉넉하지 못한 외국인 근로자 39명이 아시아나항공 고객들이 기증한 마일리지승차권을 얻어 고국 땅을 밟게 됐다.

국내 기업체에서 2∼7년간 일해 온 인도네시아인 5명과 우즈베키스탄인 2명 등 7명은 27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자카르타와 타슈켄트로 각각 떠났다.

스리랑카 태국 중국 베트남 등에서 온 32명도 출국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이들이 고향 방문길에 나설 수 있게 된 것은 아시아나항공의 ‘사랑의 마일리지 기부행사’ 덕분이었다.

아시아나항공은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달 8일부터 이 행사를 시작했다.

행사 시작 사흘 만에 고객 1200명이 1인당 1000마일씩 120만마일을 기부했다. 회사측도 30만마일을 기부해 최종적으로 150만마일리지가 모아졌다.

4만5000마일이면 동남아행 왕복항공권을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회사측은 사랑의 티켓을 전달할 수 있는 인원을 39명으로 확정했다.

경기 안산시 외국인노동자센터는 항공사 요청으로 1개월 동안 고국 방문 희망자를 모집해 참가자 100여명 가운데 39명을 선발했다.

선발된 외국인 중엔 불법체류자로 완전히 한국을 떠나는 사람도 있고 다니러 가는 사람도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연말에 이 같은 행사를 또 마련할 계획이다.

이날 자카르타로 떠난 우지 헤르마완(33)은 “체류기간이 넘었지만 항공권을 구입할 돈이 없어 고향에 돌아갈 수 없었는데 한국인의 따뜻한 사랑으로 꿈에 그리던 고향에 가게 됐다”고 말했다.

인천=박희제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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