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청원 석방 동의안’ 9일 처리…"지도부 미온적일땐 탈당"

  • 입력 2004년 2월 8일 18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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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서청원(徐淸源) 전 대표의 석방동의안 처리를 놓고 한나라당이 고민에 빠졌다.

9일 서 전 대표에 대한 석방동의안 국회 처리를 앞두고 박종희(朴鍾熙) 의원 등 서 전 대표 측근들은 8일 “지도부가 미온적으로 나오면 탈당도 불사하겠다”고 지도부를 압박했다.

그러나 최병렬 대표 등 당 지도부는 당이 주도해 서 전 대표의 석방동의안을 처리할 경우 자칫 ‘차떼기당’의 부정적 이미지가 되살아날까 선뜻 입장 정리를 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최 대표도 이날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핵심당직자는 “서 전 대표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당이 나서서 석방동의안을 처리할 경우 당장 김영일(金榮馹) 최돈웅(崔燉雄) 의원에 대한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것 아니냐”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한나라당 소속 의원 상당수는 석방동의안 처리에 동조하는 분위기다. 비판 여론을 의식해 이 같은 의사를 겉으로 드러내지 못하고 있지만 무기명비밀투표로 할 경우 찬성표를 던질 태세다.

이와 관련해 익명을 요구한 한 중진의원은 “혐의가 개인비리라서 부담이 되긴 하지만 검찰이 김승연(金升淵) 한화 회장의 팩스 한 장을 근거로 구속한 것은 무리라는 데 대부분의 의원이 공감하고 있다”며 “본회의에 상정되면 통과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고민 끝에 일단 본회의에서의 표결을 전적으로 의원들의 자유의사에 맡긴다는 내부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를 당론으로 결정할지 여부는 9일 오전에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에 출석의원 과반수가 찬성하면 서 전 대표는 석방된다. 현재 국회 재적의원 수는 272명이며 한나라당 소속은 147명(구속 수감 중 7명 포함)이다.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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