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 경력 修能 출제위원…“부적격”이의 묵살하고 뽑았다

  • 입력 2003년 11월 27일 18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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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위원 선정과정에 큰 허점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윤덕홍(尹德弘)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은 27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학원 강의 경력자의 출제위원 선정, 복수 정답 인정 등 수능을 둘러싼 잇단 논란에 대한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교육부는 출제위원 선정과 관련, 학원에서 강의한 경력이 있는 P씨가 전임교수가 아닌 초빙교수여서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평가원 내부의 이의 제기가 있었지만 평가원측이 공식기구인 ‘추천심사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P씨를 출제위원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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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올해 수능 출제위원 156명 가운데 90명(58%)이 서울대 사범대 출신이어서 특정 학맥 편중현상이 심각했으며 수능 출제에 2년 연속 참여한 인사가 38명이나 돼 출제위원 명단 유출 의혹 등의 원인이 됐다고 말했다.

수능 출제위원 중 20여명이 직접 문제지를 저술하거나 공동 집필한 것으로 밝혀져 출제위원 선정의 공정성과 함께 출제위원의 도덕성도 문제로 지적됐다.

교육부는 “언어영역의 복수 정답 인정은 문제가 없다”면서 “언어영역 이외 다른 영역에서 제기된 논란에 대해서는 추가 조치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수능 출제위원 선정 개선위원회와 출제체제 개선위원회를 구성해 문제점을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인터넷에 ‘철학 관련 지문이 출제될 것’ 이라는 내용이 유포된 것에 대해 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경찰청은 이에 대해 “인터넷 입시사이트에 지난달 28일경 수능의 일부 문제 및 출제위원 선정과 관련해 의혹을 제기하는 글 등이 게재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성철기자 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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