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한·러 합작 오페라 '이순신' 러서 갈채

  • 입력 2003년 11월 19일 19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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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제독, 오페라로 러시아에 서다’

한국 성곡오페라단과 러시아의 합작 오페라인 ‘이순신’이 14∼16일(현지시간) 오후 7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그 발틱극장에서 공연돼 현지인들의 갈채를 받았다.

매일 500여명의 러시아 관객들이 현지 수준의 오페라 관람료(4∼6달러)를 내고 공연장을 찾아 이순신과 한국의 전통의상(조선조 복식)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였다. 특히 궁중 내부를 표현하거나 출전 분위기를 돋우기 위해 도입된 화관무, 북춤을 보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현지 언론들은 “동양에서 온 선물(오페라 이순신)로 페테르부르그가 흥분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이 지역 유력 일간지 콤소몰 푸라우다는 ‘오페라 이순신은 서정시이며 웅장함 그 자체’라고 평가한 뒤 이순신과 거북선, 임진왜란 등에 대해서도 상세히 보도했다.

성곡오페라단은 이번 공연을 위해 2000년 말 로마에서 공연한 작품을 재창작했다. 이순신을 주제로 한 소설 ‘불멸’의 작가인 한남대 문예창작과 김탁환 교수가 대본을 바꿨고 차이코프스키 음악원 교수이자 러시아에서 ‘국가 예술인’ 칭호를 받고 있는 음악계의 뉴스 메이커, 아가포니코프 블라리슬라바가 음악을 바꿨다.

이순신 역은 콘스탄틴 톨로스트브로프 김남두 박요환씨가, 박초희 역은 갈리나 보이코, 정병화 정꽃님이, 원균 역은 블라디미르 발리 백현진 김건화씨 등이 맡았다.

이 공연을 지켜본 게르첸대 심리학과 마리나 갈리치나양(19)은 “이순신과 한국에 대해 알 수 있는 기회였다”며 “오페라가 이질적인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성곡오페라단 백기현 단장은 "이제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작품의 완성도가 높아진 것을 러시아 공연에서 느낄 수 있었다"면서 “내년에는 런던, 파리 무대에 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순신 순국 400주년인 1998년 성곡오페라단이 제작한 ‘오페라 이순신’은 국내 순회공연을 거쳐 2000년 오페라의 본고장 로마에서 공연돼 한국 오페라의 세계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상트페테르부르그=지명훈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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