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스마일 먼데이/'동요전도사' 남기충 장학관

  • 입력 2003년 10월 26일 19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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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요는 자라나는 어린이는 물론 어른들의 영혼까지 맑게 해 줍니다.”

인천시교육청에서 초등교육과장으로 근무하는 남기충씨(59)는 ‘동요 전도사’로 통한다.

1983년부터 동료 교사와 학생들을 상대로 동요 보급 운동을 펼쳐 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가 동요와 인연을 맺은 것은 1963년 가을 경기 가평초교 재직시 일종의 뮤지컬인 ‘혹부리 영감’을 학예발표회 무대에 올리면서부터. 뮤지컬에서 부를 노래를 직접 선곡해 학생들에게 가르치며 동요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이계석 선생이 작곡한 ‘초록바다’라는 동요가 있어요. 바닷가에서 물결이 찰랑거리는 모습을 노래한 곡인데 어린이에게 바다는 무한한 동경의 대상이지요. 그래서 저는 이 노래를 자주 부르곤 합니다.”

동요가 학생들에게 올바른 인성을 기르게 해주는 가장 효과적인 것이라고 생각한 그는 이 때부터 부임하는 학교마다 합창반과 합주반 등을 만들어 음악지도를 맡았다.

75년에는 학년별 수준에 맞는 음악지도프로그램을 연구한 ‘보강학습을 통한 음악과 결손학습 해소 방안’이라는 논문으로 전국현장교육연구대회에서 1위를 차지했다.

시를 쓰는 교사에게 작사를 부탁하고 틈나는 대로 작곡해 ‘도톨밤’ 등 10여곡의 동요를 직접 만들었다.

그는 83년부터 6년간 시 초등교육과 장학사로 재직하며 40명의 교사로 구성된 음악교과분담연구회를 조직해 동요보급 운동을 시작했다. 교사 합창단을 만들어 매년 동요 발표회를 열고 2권의 교사용 음악실기지도 자료를 내기도 했다.

남동구 간석초등학교 교장으로 근무할 때는 ‘아름다운 동요 모음집’을 손수 만들어 전교생에게 나눠줬다. ‘이 주일의 동요’를 지정해 모든 교실에서 수업을 시작하고 마칠 때 노래를 부르게 했다.

99년 초등교육 장학관으로 부임한 그는 ‘밝고 고운 동요 부르기 운동’을 시작했다. 인천의 4개 지역교육청에 이 운동을 주도하는 중심학교를 지정해 동요 부르기 발표대회를 열게 했다.

또 20명의 음악교과분담연구회 소속 교사들이 만든 창작동요를 학생들이 부르는 ‘인천사랑 노래잔치’를 매년 열고 있다.

인천의 역사와 문화 등을 노래하는 향토색 짙은 이 동요들은 모두 음반으로 제작해 악보와 함께 학교에 보급하고 있다.

“동요와 함께 생활하면 화낼 일이 없다”는 그는 18일 광주교육대 강당에서 한국아동음악연구원이 주최한 제27회 한국아동음악상 시상식에서 공로상을 받았다.

황금천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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