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동서남북/'울산'이라는 상품의 위치

  • 입력 2003년 9월 30일 18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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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울산이 살기 좋은 도시라고 생각하는데 다른 지역에서는 ‘공해와 노사분규의 도시’로만 인식하고 있어 안타깝기 짝이 없습니다.”

울산시 간부회의가 열린 지난달 29일 오전. 박맹우 시장은 “울산의 본모습을 제대로 알리기 위한 특단의 대책 마련”을 주문하면서 이같이 토로했다.

시장이 ‘울산 제대로 알리기’를 강도 높게 주문한 것은 늦었지만 고무적이다.

하지만 울산이 외지인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각인시키지 못한 데는 시의 책임이 크다.

매일 출근시간마다 시청 현관에서는 ‘복직’을 요구하는 시립무용단원들의 1인 시위가 벌어지고 있지만 시는 지방노동위의 ‘복직권고’까지 무시하면서 해결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외지인들에게 “울산이 노사분규의 도시가 아니다”고 백번 말해봐야 소용없는 대목이다.

1997년 7월 광역시로 승격된 이후 7년째에 접어들고 있지만 시는 ‘광역시 울산’을 알릴 국제적인 행사는 고사하고 전국 규모의 변변한 행사 한번 열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지금도 울산시가 경남에 포함된 기초자치단체로 알고 있을 정도다.

심지어 지난달 24일 청와대에서 열린 언론인 간담회에 울산의 언론사도 참석했지만 노무현 대통령 뒤에 걸린 현수막에는 ‘부산·경남 언론인과의 만남’ 이라고만 쓰여 있어 울산시민들의 자존심을 상하게 했다.

또 지난달 16일 부산시 경제통상국장 등이 부산전시컨벤션센터(BEXCO)에서 2일부터 열리는 2003 부산국제모터쇼 홍보를 위해 울산시청을 찾아 시는 기자간담회를 알선했다. “타 도시가 주최하는 모터쇼 박람회의 홍보장소나 마련해주는게 ‘자동차 도시’ 임을 자처해온 울산시가 할 일이냐”는 시민들의 비난이 제기되는 것은 당연했다.

창원에서는 1999년부터 매년 ‘국제자동차 경주대회’가 열리고 있지만 ‘자동차 도시’ 울산시는 그냥 바라만 볼 뿐이다.

‘울산’이라는 상품이 국제적으로, 전국적으로 제대로 대접받아 시민들이 자부심을 갖도록 할 시의 대책이 나오길 기대한다. <울산에서>

울산=정재락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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