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광옥 前비서실장 징역2년6개월 선고

  • 입력 2003년 9월 8일 18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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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광옥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8일 선고공판에 앞서 호송차에서 내려 서울지방법원 법정으로 들어가고 있다. -김미옥기자
한광옥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8일 선고공판에 앞서 호송차에서 내려 서울지방법원 법정으로 들어가고 있다. -김미옥기자
서울지법 형사합의23부(김병운·金秉云 부장판사)는 8일 안상태(安相泰) 전 나라종금 사장과 김호준(金浩準) 전 보성그룹 회장으로부터 “나라종금이 퇴출당하지 않도록 관계부처에 말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3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된 한광옥(韓光玉) 전 대통령비서실장에게 징역 2년6월에 추징금 30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은 나라종금 퇴출 여부의 결정이 비서실장 권한 밖의 일이라고 주장하나, 비서실장은 대통령을 보좌해 금융 관련 업무를 관장하는 비서실 공무원을 지휘 감독하고 경제 관련 부처의 장과 업무조정 등을 하기 때문에 나라종금 지원 및 퇴출 여부도 비서실장의 직무에 속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재판부는 한 전 실장이 국민회의 부총재 시절인 1999년 3월 안씨와 김씨로부터 8000만원을 받은 혐의에 대해서는 “당시 나라종금에는 피고에게 부탁할 만한 현안이 없었기 때문에 청탁이라고 보기 어려운 데다 8000만원은 보궐선거를 앞둔 피고인에게 지원한 선거자금으로 보인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한 전 실장은 1999년 3월∼2000년 1월 서울 구로구 구로동 자택과 서울 종로구 삼청동 비서실장 공관 등에서 김씨와 안씨로부터 “나라종금을 잘 봐달라”는 취지의 청탁과 함께 세 차례에 걸쳐 1억1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돼 징역 5년이 구형됐다.

김수경기자 sk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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