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경남 외국기업 유치 '빨간불'

  • 입력 2003년 9월 7일 18시 47분


지방 자치단체와 함께 공장용지를 사들여 국내에 투자하는 외국 기업에 제공해 오던 정부가 최근 공장용지 구입에 따른 국비 부담률을 대폭 줄이려 하자 경남도 등 지방자치단체가 반발하고 있다.

7일 경남도에 따르면 정부는 그동안 ‘외국인 기업 전용단지’에 대해 부지 매입비의 80%를 국비에서 지원했으나 앞으로 지원 비율을 50%로 낮추고 지방비(도비+시 군비) 부담률을 20%에서 50%로 올리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는 5000만 달러 이상을 투자하거나, 3000만 달러 이상을 투자하면서 300명 이상을 고용하는 대규모 외국기업을 대상으로 시행 중인 ‘외국인 투자지역(FIZ)’에 적용되는 것과 같은 비율이다.

정부는 또 각각의 명칭과 별도 기준으로 운영되고 있는 외국인 기업 전용단지와 외국인 투자기업, FIZ 등을 FIZ로 일원화 하는 문제도 검토 중이다.

산업자원부는 “외국인 전용단지 매입에 너무 많은 국비가 들어가고 지자체들이 실제 수요를 감안하지 않은 채 전용단지를 지정해 공장용지가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는 부작용이 있다”며 “정부와 지자체의 분담비율을 50대 50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해 경남 진사공단 등 외국인 투자와 관련된 부지 매입비로 539억원을 썼다.

이에 대해 경남도와 전남도 등은 “열악한 지방재정 상 지방비 부담이 늘어날 경우 외국기업 유치 과정에서 지역 주민과 의회를 설득하기 어렵다”며 “특히 재정난을 우려한 지자체들이 기업 유치를 외면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99년 이후 12개의 외국기업을 유치한 경남도와 해당 시군은 임대부지 매입비 등으로 214억원을 지출했다.

이에 따라 자치단체들은 8일 부산에서 열리는 전국 시도지사 회의에 참석하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에게 “외국인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부지 매입비 분담비율을 그대로 유지해 달라”고 건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자치단체들은 또 신속한 서비스의 제공을 위해 입주선정과 투자지역 결정 등 외국인 투자유치에 관한 권한을 자치단체로 넘겨줄 것도 함께 요구할 계획이다.

경남도 관계자는 “외국인 투자유치와 관련된 일들은 대부분 외국인투자 실무위원회(산자부), 외국인투자 위원회(재정경제부) 등을 거쳐야 한다”며 “이 때문에 절차를 밟는데 많은 시일이 걸리고 정책 일관성도 유지하기 어려워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창원=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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