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관악경찰서는 인터넷 자살사이트에 ‘청산가리를 판매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리고 자살 희망자들에게 청산가리를 제공한 혐의(자살방조)로 정모씨(27)를 13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는 3월 중순 인터넷 자살사이트 오프라인 모임을 통해 알게 된 김모씨(25)등 2명에게 청산가리 캡슐을 제공해 이들의 자살을 도운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 등은 같은 달 20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 야산에서 청산가리를 먹고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또 정씨가 인터넷 자살사이트에 ‘청산가리를 판매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린 뒤 이를 보고 연락해 온 자살 희망자에게 청산가리를 제공한 혐의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경찰 조사 결과 정씨는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자살 희망자에게 20만원 상당의 음식 접대를 받은 뒤 청산가리를 제공하고, 자살사이트에 접속한 20대 미혼모에게도 공중전화 박스에서 청산가리 캡슐을 건네준 것으로 드러났다.
정씨는 경찰에서 “어려운 살림 속에 내가 간염에 걸린 데다 어머니마저 간암을 앓고 있어 처지를 비관해 이 같은 일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경찰은 정씨에게 청산가리를 공급한 사람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전지원기자 podrag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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