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곽경수할머니 대학에 2억 기탁

  • 입력 2003년 7월 31일 18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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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을 위해 써주세요.”

31일 경북 경산 대구가톨릭대 김경식(金경式) 총장에게 2억원짜리 종신연금보험 증서를 손에 쥔 곽경수(郭景洙·75·대구 북구 칠성동·사진) 할머니가 찾아왔다.

곽 할머니는 “내가 죽은 뒤 이 돈을 젊은이들이 공부하는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는데 써달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얼마 안 되는 돈이라며 증서 기증 사실을 주위에 알리지 말아달라 몇 번이나 당부하기도 했다.

평안남도 순안이 고향인 곽 할머니는 6·25 전쟁 중 남편과 함께 부산에 내려와 옷감 도매업을 하면서 생활해왔다.

4년 전 남편이 세상을 뜬 뒤 대구에 온 할머니는 검소하게 생활하면서 어려운 이웃을 도왔다고 주변 사람들은 전했다.

곽 할머니는 “평생 틈틈이 넣은 보험을 대학에 기증하게 돼 홀가분하다”며 “돈도 필요한 곳에 써야 하는 것처럼 우리 대학생들이 사회에 꼭 필요한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산=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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