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안동 용상초교 150명 ‘농업학교’ 모내기 체험

  • 입력 2003년 6월 5일 21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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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푹푹 빠지는 논에 들어가 처음으로 모내기를 해보니 허리와 다리가 아프고 무척 힘이 들었습니다. 부모님께서 ‘농사가 어렵고 힘들다’고 하셨지만 이렇게 힘들 줄은 몰랐어요.”

농협 경북지역본부가 농업의 소중함을 느끼도록 하기 위해 4일 안동시 이천동의 임대한 논 300평에서 실시한 ‘어린이 농업학교’ 프로그램에 참여한 안동의 용상초등학교 6학년 김선희양(12)은 모내기를 한 뒤 이렇게 말했다.

이 학교 6학년생 150여명은 이날 교사와 학부모 등 20여명과 함께 맨발로 논에 들어가 안동농협 청년부 회원들의 지도를 받으며 2시간 정도 모내기를 했다.

이들 어린이는 대부분 안동시내에 살아 농사일이 처음이기 때문에 진흙 뻘과 같은 논에서 몸의 중심을 제대로 잡지 못해 움직이는 것도 쉽지 않았지만 제법 진지한 표정으로 모를 심었다.

이 프로그램은 농협측이 시범 실시하는 것으로 이들 어린이는 앞으로 풀뽑기와 메뚜기잡기에 참여하는 등 벼 수확 때까지 친환경농법으로 농사를 짓게 된다.

또 주말에는 부모와 함께 이 논을 찾아와 주말농장으로 이용할 수도 있다.

농협측은 이 논에서 벼를 수확한 뒤 쌀을 학교 급식용으로 활용해 어린이들이 땀흘려 농사를 지은 쌀로 밥을 먹도록 할 방침이다.

이날 모내기를 한 김동현군(12)은 “논에 직접 모를 심으니 힘은 들었지만 보람이 있었고 맨발로 논바닥을 밟는 느낌도 좋았다”며 “무엇보다 농사일의 소중함을 이해하게 돼 이젠 밥투정을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농협 경북지역본부 관계자는 “이 프로그램은 식생활 변화로 인스턴트식품을 선호하고 있는 어린이들에게 신토불이(身土不二)정신을 심어주기 위해 마련했다”며 “시범사업의 성과가 좋으면 내년부터 더 많은 어린이들이 참여하도록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동=최성진기자 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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