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사랑회가 벌인 첫 활동은 불우 약시학생을 위한 무료 안경 제작이었다. 안경점을 하고 있는 김씨가 제안한 이 봉사는 전국 안경사 회원들의 도움으로 탄력을 받으면서 중국 등 해외까지 퍼져나가 현재까지 2만5000개의 안경을 불우 학생과 노인들에게 전달했다.
이들이 만든 사랑장학문화재단은 그동안 학생 384명에게 1억7000여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늘사랑회는 사업을 할 때마다 회원끼리 추렴하지만, 후원자를 도움이 필요한 이웃과 직접 연결해주는 ‘고리’ 역할도 활발히 하고 있다. 이규철(李揆喆·62) 속초상공회의소 회장 등 지역유지와 전국에 산재한 교회, 독지가, 복지재단 등이 그들의 특별회원.
서울 동숭교회는 이들을 후원하며 1992년부터 12년째 속초지역의 소년소녀 가장에게 연간 1500만원씩의 생계비를 지급해 오고 있다. 한국심장재단 등 후원단체는 늘사랑회가 치료를 요청한 614명의 심장병, 뇌성마비, 백혈병 환자들을 수술해 주었다. 이 중에는 중국인 37명을 비롯해 네팔 필리핀 러시아 등 외국인이 40여명에 달한다. 중국 언론은 이들의 선행을 ‘착한 한국인들’이라는 제목으로 보도하기도 했다.
늘사랑회는 20주년 기념식을 개최하는 대신 행사비용을 전액 봉사에 썼다. 중국 지린(吉林)성에서 심장병을 앓는 조선족 원모군(2)을 한국으로 초청해 이달 1일 수술을 시켜준 것.
이 밖에 늘사랑회의 활동은 헌혈카드 1만3500장 수집, 불우이웃에 김장해 주기 1047회, 문패 달아주기 2만5000건, 러시아 고려인 초청 15명, 불우학생 942명에게 졸업잔치 해주기, 교복 맞춰주기 46건, 결식학생 58명에게 도시락 준비해주기 등 모두 헤아리기가 어려울 정도다.
늘사랑회 김 회장은 “소외 계층은 사랑을 먹고 싶어한다”며 “단 한번으로 끝나는 1회용 사랑이 아니라 한번 맺은 인연을 잊지 않고 평생 이어가는 ‘울타리 사랑’이 소외계층을 달래줄 수 있다”고 말했다.
속초=경인수기자 sunghy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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