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장애인의 날 아름다운 사람들

  • 입력 2003년 4월 16일 21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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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부산지역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더불어 함께 사는 사회를 만들어 가는 사람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화제가 되고 있다.

또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차별없는 평등 사회를 만들기 위해 장애인 관련단체들도 적극 나서고 있다.

▼함께하는 이야기 ▼

90년부터 부산 연제구청 내 ‘작은 터’에서 구두닦이를 하면서 중증장애인을 차량으로 수송하는 등 봉사활동을 해오고 있는 권순호씨(47·부산 연제구 연산2동)는 지체2급 장애인. 그는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다 자신의 삶조차 꾸려가기 힘들면서도 동료 장애인에 대한 각종 상담과 문제 해결에 앞장서는 장애인의 ‘대부’ 역할을 해 오고 있다.

지체3급 장애인인 박동진씨(62)는 지역 장애인의 취업을 위해 지난달 부산 최초의 장애인 근로작업장을 마련하는 등 장애인 재활자립을 위해 헌신적으로 힘을 쏟고 있다.

비장애인인 부산 신우항공여행사 김동환 전무이사(55)는 92년부터 매년 열리는 장애인합동결혼식 후 장애인부부에 대한 제주도 신혼여행 동행안내 및 경비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부산진소방서 부녀봉사대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정양옥씨(55·부산 연제구 연산동)는 장애인의 가장 큰 애로 가운데 하나인 결혼문제를 해결해주는 ‘대모’ 역할을 하고 있다.

대한적십자사 전포3동 봉사회원인 문영순씨(67·여)는 25년동안 장애인을 위한 이동목욕과 무료급식, 장애인 반찬만들기 등 각종 봉사활동을 통해 함께 하는 사회를 만들고 있다.

이들을 비롯해 장애인 25명과 비장애인 31명은 17일 부산시민회관 대강당에서 부산장애인총연합회 주최로 열리는 제23회 장애인의 날 기념행사에서 각각 모범장애인, 복지유공자 등으로 선정돼 감사의 표창을 받는다.

▼평등을 향한 노력 ▼

“해마다 4월 20일이 되면 장애인이 이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차별 없이, 아주 특별하게 대접받습니다. 그러나 장애인을 차별하고 억압하는 사회구조는 전혀 변함이 없습니다.”

경남여성장애인연대와 장애인부모회, 마창여성노동자회 등 경남지역 50여개 장애인, 시민사회 단체로 구성된 ‘장애인 차별철폐 투쟁 경남 공동실천단’이 본격적으로 장애인 권리찾기에 나섰다.

공동실천단은 15일 “장애인에 대한 모든 차별과 억압을 부수기 위해 장애인의 날인 20일을 ‘장애인 차별 철폐 투쟁의 날’로 선포하고 다양한 행사를 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17일 창원시 용호동 정우상가 앞에서 장애인 철폐투쟁 결의대회와 장애인의 실상을 알리는 문화행사를 갖고 장애인 문제의 해결을 위해 도지사 면담을 요구키로 했다.

또 18일부터 장애인 편의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관공서와 공공건물을 방문해 ‘장애인의 출입을 금합니다’라는 글이 인쇄된 스티커를 부착할 계획이다.

이들은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위한 ‘장애인 콜 택시’의 도입△여성 장애인 전문 산부인과 지정 및 의료비 지원 △장애인 접근권 보장을 위한 편의시설의 점검△장애인 복지기금 조례의 제정 등을 경남도에 요구했다.

공동실천단은 특히 “정부는 그동안 생색을 내기 위해 위안잔치 성격의 장애인의 날 행사를 열어왔다”며 “앞으로 관이 주도하는 모든 행사의 참석을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사단법인 경남도장애인단체 총연합회는 21일 오후 3시반 창원호텔에서 제 23회 장애인의 날 기념행사를 개최한다.

부산=조용휘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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