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관광업계 '사스 피해' 속출

  • 입력 2003년 4월 16일 21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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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공포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대구 경북지역에도 외국인 관광객의 호텔예약 취소 사례가 급증하고 국제노선의 항공기 운항이 중단되는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또 사스의 영향으로 지방자치단체와 기업이 시장개척단 파견을 무기 연기하거나 취소했으며 일부 국제회의가 연기되는 등 차질이 빚어져 향후 경제적 피해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외국인 관광객 예약취소=현대호텔과 힐튼호텔 등 경주지역 특급호텔들은 지난달 중순경부터 외국인 관광객들의 예약취소가 늘어나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대호텔 관계자는 16일 “최근 한 달여간 일본인 등 외국인 관광객들이 예약을 취소한 객실이 3000여실”이라며 “이 같은 예약취소 물량은 9·11 미국테러 발생 직후보다 더 심한 것으로 사상 최악”이라고 밝혔다.

현대호텔과 힐턴호텔의 객실 점유율은 50% 선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20% 정도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올 들어 3월말 현재까지 경주지역을 찾은 관광객은 내국인의 경우 116만4000여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 증가한 반면 외국인은 8만3000여명으로 지난해에 비해 오히려 2% 정도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경주시 관계자는 “이달 들어 외국인 관광객 수가 더욱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사스가 당분간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여 지역 관광업계가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시장개척단 파견 및 국제행사 차질=대구시는 당초 21일부터 5월1일까지 일정으로 방글라데시와 인도 파키스탄 등 서남아시아 3개국에 지역 10개 업체로 구성된 통상사절단을 파견할 계획이었으나 취소했다.

또 구미시는 다음달 파견할 예정이던 아시아·아프리카 시장개척단을 사스가 진정될 때까지 무기 연기하기로 했다.

대구경북견직물조합의 경우 섬유산업연합회 주관으로 24∼26일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열리는 한국섬유패션대전에 참가를 희망했던 6개 조합업체 중 3개 업체가 사스 때문에 참가를 취소했다.

한편 경산대는 세계보건기구(WHO) 주관으로 13개국 대표가 참가한 가운데 14일부터 4일간 대구전시컨벤션센터에서 ‘전통의학(한의학) 및 현대의학의 조화 발전’이라는 주제로 개최할 예정이던 국제회의를 올 9월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국제노선 운항 중단=대한항공이 13일부터 30일까지 일정으로 대구∼태국 방콕 노선의 운항을 중단했다.

또 중국 국제항공도 매주 월, 목요일 두 차례 운항하던 대구∼칭다오(靑島)노선의 운항을 17일부터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으며, 대구∼옌타이(煙臺)노선의 재취항도 올 6월로 연기했다.

이에 앞서 아시아나항공은 7일부터 28일까지 일정으로 매주 두 차례 운항하던 대구∼상하이 노선의 운항을 중단했다.

대구=최성진기자 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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