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稅風수사 결과]"이석희-이회성씨 不法모금"

  • 입력 2003년 4월 8일 18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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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풍(稅風)’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지검 특수1부(서우정·徐宇正 부장검사)는 이석희(李碩熙) 전 국세청 차장이 1997년 9월 이회창(李會昌) 전 한나라당 총재의 동생 회성(會晟)씨와 만나 자금 지원을 논의하고 대선 직전까지 서울 L호텔 객실 2개를 공동 사용하며 긴밀한 협의 아래 조직적으로 불법 모금을 벌였다고 8일 밝혔다.

검찰은 이날 수사결과 발표에서 고교 동기인 서상목(徐相穆) 전 한나라당 의원에게서 지원 요청을 받은 이 전 차장이 회성씨 등과 함께 임채주(林采柱) 전 국세청장을 설득, 23개 기업으로부터 166억3000만원을 불법 모금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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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97년 12월 이 전 총재가 임 전 청장에게 “수고한다. 고맙다”는 격려 전화를 했지만 직접 불법 모금을 지시했거나 이를 묵인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 전 차장이 97년 9월 차수명(車秀明) 당시 한나라당 재정위원장에게서 한나라당 재정위원 가운데 고액 기탁금을 약속했으나 내지 않은 기업주의 명단을 건네 받아 이들 기업들을 상대로 기탁금 납부를 독려한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그러나 △이 전 차장의 미국 도피 배후 △언론인 정치인의 금품 수수 △추가로 발견된 70억원의 모금 경위 등은 공소시효가 지났거나 관련자들이 부인하고 있어 실체를 밝히지 못했다고 전했다.

검찰은 또 이 사건의 배후 여부, 국세청과 안기부를 동원한 대선자금 모금 내용을 담은 부국팀 보고서 작성 경위 등에 대해서는 핵심 참고인인 회성씨와 부국팀장 이모씨 등이 소환에 불응해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했으며, 조만간 보강조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상록기자 myzod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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