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울산공항-환경연합, 철새사냥놓고 '갈등'

  • 입력 2003년 4월 6일 21시 36분


코멘트
울산공항 일대에 대한 철새 사냥을 놓고 공항공단측과 환경단체간에 마찰을 빚고 있다.

울산 북구청은 항공기 이착륙시 안전 운항을 위해 한국공항공단이 신청한 ‘유해조수(有害鳥獸) 사냥’을 최근 허가했다.

허가 기간은 이달부터 내년 3월까지 1년간이며 울산공항 활주로와 유도로 등 공항 안팎의까치와 까마귀 꿩 참새 비둘기 등 5종의 철새를 제한 없이 사냥할 수 있다.

공단 울산지사 관계자는 “최근 새로운 철새 도래지로 자리잡은 태화강과 동천강을 끼고 있는 울산공항에는 매년 수만마리의 철새가 떼지어 날아다니고 있어 비행기 이착륙에 위험요인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공단은 울산공항 안팎에서 철새를 사냥해 줄 것을 한국수렵협회에 의뢰하고 직원 2명으로 구성된 ‘철새 사냥 전담팀’까지 구성했다.

이에 대해 울산환경연합 등은 “울산공항 주변은 최근 울산지역 환경이 개선되면서 새로운 철새 도래지로 자리잡은 곳”이라며 “사냥허가로 철새 도래지가 파괴되고 울산공항이 주택가에 인접해 있어 엽총에 의한 인명 피해의 위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수렵협회의 김기복(金基福) 울산지부장은 “항공기 안전운항을 위해 국내 대부분의 공항에서는 수렵 허가를 내주고 있다”며 “최정예 회원들이 철새를 사냥하기 때문에 인명피해 등 안전사고 우려는 없다”고 밝혔다.

한편 조류연구가인 울산 방어진고 김상만(金相滿) 교장은 “태화강과 동천강 일대에서 최근 3년간 철새의 서식 실태를 조사한 결과 2001년에는 20종 만160마리, 2002년 37종 1만5676마리, 2003년 39종 1만184마리가 각각 발견돼 철새도래지로 자리잡았다”고 밝혔다.

울산=정재락기자 rak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