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지역인재 우리손으로 키운다" 장학회설립 잇따라

  • 입력 2003년 4월 3일 21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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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인재를 키우기 위해 주민들이 한푼 한푼 정성을 보탠 장학회가 잇따라 설립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주민들이 만든 장학회는 기업체나 자치단체가 운영하는 대규모 장학재단과 달리 출연금이나 기금 등 규모는 적지만 지역사회에 공동체 의식을 심어주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화양장학회=어촌인 전남 여수시 화양면 지역민들과 출향인사들은 2일 ‘화양장학회 설립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추진위는 다음달 10일부터 1구좌당 3만원을 기부받아 5월말까지 1억원을 목표로 기금을 조성해 장학회를 설립하기로 했다.

화양장학회는 주민들과 출향인사들이 1999년부터 인터넷 화양(www.hwayang.pe.kr)이라는 사이버 공간에서 만나 장학회 설립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점차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설립이 구체화됐다.

추진위는 접수된 기금 가운데 50%는 매년 장학금으로 사용하고 나머지 50%는 인재육성기금으로 적립하기로 했다.

이길용 위원장은 “몇몇 기부자가 거액을 내놓고 이자 수익으로 장학금을 주는 형태가 아니라 지역을 사랑하는 수백, 수천명의 지역민과 출향인들이 정성을 모아 후학들을 길러내는 장학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덕연동 장학회=순천시 덕연동 통장 82명은 1월7일 푼푼히 모은 돈과 주민들의 성금으로 ‘덕연동 통장협의회 장학회’를 만들었다.

통장들은 지난해 8월 월례회의 때 회의 참석수당 2만원 가운데 5000원 이상을 매월 장학금으로 적립하기로 뜻을 모으고 연말까지 1030만원을 모았다. 통장들의 이웃사랑에 감동받은 주민들은 ‘장학기금 모으기 1일 찻집’을 열어 1000만원을 보탰다.

통장들은 지역 유지 2명이 1000만원씩을 기금으로 내놓고 도의원, 동직원, 주민들이 연말까지 3000만원을 지원키로 약속해 더욱 힘을 얻고 있다.

덕연동 통장협의회장이자 장학회 회장인 김병호씨는 “통장 가운데 상당수가 임대아파트에 사는 생활이 어려운 주부들인데도 이웃 돕기에 발벗고 나섰다”며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 마음편히 공부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사랑의 나눔 장학회=섬마을인 신안군 증도면 주민들과 관내 기관단체장들이 지난해 3월 설립한 장학회. 신안군청 공무원인 탁권철씨(35)의 주도로 만들어진 이 장학회는 ‘1일 100원, 매달 3000원’을 목표로 모금운동을 벌인 결과 현재 600만원의 기금이 모아졌다.

장학회는 지난달 18일 장학금 중 140만원을 홍익대 4학년 조광매씨 등 6명에게 처음으로 전달했다. 이날 장학금 전달식에서 탁씨는 장학회 설립 공로로 지역민들의 뜻이 담긴 감사패를 받았다.

김태균 사랑나눔 장학회 회장은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학업을 중도 포기하는 학생들을 돕기 위해 주민들이 십시일반으로 장학회를 만들었다”며 “장학회 모금 운동이 14개 읍 면으로 확대돼 지역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 광산장학회는 지역 인재의 장학기금 조성을 위해 8일 광산문화예술회관에서 ‘가곡의 밤’ 콘서트를 연다. 2000년 설립된 광산장학회는 현재 40억원의 기금을 조성했으며 2006년까지 100억원을 목표로 모금에 나서고 있다.

광주=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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