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이사람/신장기증 '릴레이 사랑'

  • 입력 2003년 3월 28일 21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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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에 실패한 뒤 어려움을 겪고 있는 30대 남자가 만성신부전으로 힘겹게 생활하고 있는 30대 가장에게 신장을 기증하면서 ‘릴레이 장기사랑’으로 이어졌다.

자신의 신장을 기증한 주인공은 부산 동래구 명장동에 거주하는 임명근씨(36)이며 그의 신장은 27일 부산대학병원에서 만성신부전 환자 천호영씨(36·부산 영도구 청학2동)에게 이식됐다.

임씨가 천씨에게 신장을 기증하게 된 것은 지난해 사업실패로 실의에 빠져 지내다 뜻있는 일을 통해 재기의 계기를 마련하겠다고 결심했기 때문.

그는 그후 사랑의 장기기증운동부산지역본부를 찾아가 “모든 것을 잃었다는 절망 속에서 힘겹게 생활하다 보니 문득 건강한 육체가 남아 있음을 깨닫게 됐다. 신장기증을 계기로 재기하는 모습을 가족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며 신장기증등록을 했다.

임씨로부터 신장을 받아 새 생명을 얻게 된 천씨는 99년 신혼여행을 다녀온 뒤 만성신부전 증상이 나타나 지금까지 약물치료와 혈액투석치료를 받으며 힘겹게 생활해 왔다.

증상이 심해지면서 영업사원으로 일하던 제과회사까지 그만둬야 했지만 부인과는 조직이 맞지 않아 이식수술은 엄두도 내지 못하다 이번 임씨의 신장기증으로 새 생명을 얻었다.

임씨의 선행에 감동을 받은 천씨의 부인 김모씨(32)는 서울에 거주하는 유모씨(49)에게 신장을 기증하게 됐으며 유씨의 부인(47)도 경기도에 사는 민모씨(54)에게 각각 콩팥을 기증하는 등 ‘릴레이 사랑’으로 이어져 3명의 환자가 새로운 삶을 살아가게 됐다.

부산=조용휘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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