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할인점 잇단 폐점…구조조정 신호탄?

  • 입력 2003년 3월 28일 21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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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서 처음으로 부산지역 대형 할인점이 잇따라 폐점하는 등 과당 경쟁과 이라크 전쟁의 영향 등으로 유통업계가 위기를 맞고 있다.

28일 할인점업계에 따르면 현재 부산지역에는 8개 업체에서 23개 할인점을 운영하고 있고올 연말까지 26개로 늘어날 전망이다.

대형 할인점은 인구 20만명에 1개가 적당해 부산의 인구가 380만명인 것을 감안하면 19개가 적정수준이어서 이미 4개 점포가 초과한 상태.

이에 따라 4, 5개 점포를 제외한 나머지 대부분의 점포가 손익분기점인 하루 평균 매출액 3억원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특히 하루 평균 매출액이 2억원을 밑돌며 심각한 경영난을 겪던 까르푸 사상점은 6월 폐점키로 결정했으며 직원들은 다른 3개 점포에 분산해 배치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롯데마트 해운대점도 인근에 위치한 이마트 홈플러스 까르푸 등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다 개점 1년 6개월여만에 폐점했다.

까르푸와 롯데마트는 각각 외국계와 국내 할인점 업체 중에서 처음으로 문을 닫는 것이어서 유통업계에서는 본격적인 구조조정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들 점포 외에도 현재 4, 5개 점포가 적자누적으로 심각한 운영난을 겪고 있어 퇴출 위기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다 이라크 전쟁의 영향으로 3월 들어 매출이 10%가까이 매출이 떨어지면서 유통업계는 몸살을 앓고 있다.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는 외국계 업체인 월마트와 까르푸의 경우 우리나라 소비자의 취향에 맞지 않는 단순한 창고형식이어서 매출이 계속 떨어지자 식품코너를 보강하고 상품을 다양화하는 방식으로 매장을 재구성키로 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 중이다.

국내 업체들도 대형 매장 중심의 운영에서 탈피해 중소형 매장을 확보하는 한편 저가 정책 대신 품질 위주의 전략으로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메가마트 이현만 홍보팀장은 “할인점의 가격경쟁은 이미 한계에 이른 만큼 얼마나 다양하고 품질 좋은 상품을 확보하느냐 하는 경쟁단계로 접어들었다”며 “양적 팽창에만 신경을 써 온 할인점 업계는 앞으로는 2, 3년간 큰 변화를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석동빈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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