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소나무 에이즈' 칠곡서도 발견

  • 입력 2003년 3월 28일 21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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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에이즈’로 불리는 재선충이 빠른 속도로 번지면서 구미에서 최근 칠곡으로까지 확산돼 경북지역에서도 피해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28일 산림청과 경북도에 따르면 2001년 구미지역에서 재선충이 처음으로 발견된 이후 꾸준한 방제작업 등으로 그동안 피해지역이 구미에 국한돼 왔으나 최근 인근 칠곡군 북삼면 오평리와 율리에서 일부 소나무가 재선충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산림청 등은 이에 따라 재선충에 감염된 소나무를 즉각 벌목해 소각 처리하거나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를 막기 위해 항공방제 작업을 서두르는 등 부심하고 있다.

그러나 항공방제는 솔수염하늘소가 성충이 되어 날아다니는 5월부터 통상 실시되는데다 소나무가 재선충에 감염된 이후 증세가 나타나기까지의 잠복기간에는 감염 여부를 제대로 획인할 수 없어 확산방지책이 실효를 거둘 수 있을지 불투명한 실정이다.

경북지역의 재선충 피해면적은 처음 발견된 2001년에는 26㏊에 불과했으나 계속 확산돼 최근 410㏊로 크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재선충은 1998년 부산 금정산에서 최초로 발생한 이후 계속 북상해 전국의 피해면적은 2000년 1677㏊, 2001년 2575㏊, 2002년 3181㏊ 등으로 영호남지역을 중심으로 피해가 늘어나고 있다.

재선충에 감염된 소나무는 2년 안에 100% 말라 죽기 때문에 인간의 에이즈 감염과 비교되는데 솔잎혹파리보다 훨씬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솔수염하늘소와 공생하는 재선충은 나무조직 속에 남아 있어 감염된 나무는 벌채한 뒤에도 그루터기에 훈증약제를 뿌리고 비닐을 덮어씌워 박멸해야 한다”며 “구미와 칠곡을 제외한 도 내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대구=최성진기자 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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