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人事 잡음, 음해-버티기-비리說 난무

  • 입력 2003년 3월 26일 19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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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초에 이뤄질 것으로 보이던 경찰 인사가 난항을 겪고 있다.

최기문(崔圻文) 경찰청장은 당초 취임 직후 빠른 시간 내에 치안정감, 치안감 등 고위직 인사를 끝내고 조직을 안정시키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고위간부에 대한 비방과 부정적인 소문, 해양경찰청장 인선을 둘러싼 부처간 이견, 고참급 경무관 및 치안감들의 반발 등으로 인사시기가 늦어지고 있다.

이번 인사의 핵심은 서울지방경찰청장 자리.

당초 이상업(李相業·치안감) 경찰청 수사국장의 승진 기용설이 제기됐으나 최근 서울 천호동 모 쇼핑몰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밝혀져 우선 순위에서 밀려났다. 특히 이 국장이 정치권 인사와 인척관계인데다 쇼핑몰 사건과 관련된 부정적인 소문들이 번지면서 경찰내 여론도 악화되고 있다.

파문이 확산되자 이 국장은 26일 오전 청와대에 들어가 자신과 관련된 문제를 소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청 내에서는 이 국장이 경찰대학장으로 발령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미지수다.

이에 따라 이근표(李根杓) 경기청장이 서울청장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치안정감 3자리 중 나머지 한 자리는 지역안배 케이스로 호남출신 이승재(李承栽) 인천청장과 김병준(金炳俊) 경찰청 정보국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6∼7명 정도가 승진할 것으로 보이는 치안감 자리에는 김대식(金大植) 경찰청 감사관, 이기묵(李基默) 경찰청 공보관, 송인동(宋寅東) 경찰청 정보통신관리관, 배무종(裵武鍾) 치안정책관, 황학연(黃鶴淵) 중앙경찰학교장, 최화영(崔和英) 101경비단장 등이 유력하다.

해양경찰청장에 대한 인선과 6월말로 계급정년에 걸리는 치안감 3명에 대한 처리도 경찰 인사가 늦어지는 이유 중 하나다.

내부 승진을 강력히 희망하는 해경 및 해양수산부와 경찰청간의 의견조율이 아직 이뤄지지 않은 상태. 또 계급정년에 걸리는 치안감 3명이 인사에 반발해 용퇴하지 않을 경우 국가공무원법과 경찰공무원법상 내보낼 방법이 없어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경찰내부에서는 “모 치안감은 올 6월 계급정년까지 안나가고 버틴다더라” “인사 불이익이 있을 경우 고참경무관까지 합세해 일전을 불사할 것”이라는 소문도 퍼지고 있다.

이진구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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