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계룡대 왕궁 주춧돌 이전 논란

  • 입력 2003년 3월 5일 22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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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논산의 3군 본부(계룡대) 영내의 왕궁 주춧돌(충남도 유형문화재 66호)을 옮길 경우 문화재 훼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고있다.

신도안 주민들이 이들 주춧돌을 관광자원을 삼기위해 부대 밖으로 옮겨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엇갈린 해석을 내놓고 있는 것.

현재 계룡대 영내(논산시 두마면 부남리)에는 태조 이성계가 천도(遷都)를 위해 석공을 보내 다듬었다는 최고 170X130X100㎝ 크기의 주춧돌 115개가 남아있다.

충남도는 전문가 자문을 구한 결과 주춧돌 이전은 원형 훼손에 해당한다는 답변을 얻었다며 반대하는 입장. 도문화재심의위원인 한밭대 심정보(沈正輔) 교수는 “문화재는 본래의 자리에 있어야만 의미를 갖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현재의 왕궁 주춧돌은 여러 곳에 흩어져 있던 것을 모아놓은 것인 만큼 원형 훼손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계룡문화연구소 이길구(李吉九) 소장은 “계룡대 영내의 주춧돌은 인근 석계리 용동리 등지에서도 모아온 것이기 때문에 원형 훼손이라는 말은 설득력이 없다”고 반론을 폈다. 그는 주춧돌이 다른 지역에 흩어져 있던 모습을 담은 사진을 근거로 제시하기도 했다.또 다른 신중론도 제기됐다. 신도안 지역의 풍수연구가인 정진성씨는 “현재 주춧돌이 모여있는 자리가 본래 주춧돌의 대부분이 있던 자리인 데다 석공들의 작업장이었기 때문에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왕궁 주춧돌은 정부가 80년대 초 이 지역에 계룡대를 조성하는 과정에서 부대 안에 갇힌 이후 2∼3일 전에 부대 승인을 얻어야 관람이 가능, 연구자들이나 관광객들이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국방부계룡대근무지원측은 “문화재 당국과 주민들이 모두 이전을 원한다면 군으로서는 반대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논산=지명훈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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