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대팀 쥐실험결과, 공부 스트레스 뇌 발달 해쳐

  • 입력 2003년 3월 5일 18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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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교에 상관없이 아이에게 어릴 때부터 무리하게 공부를 강요하는 등 스트레스를 주면 오히려 뇌 발달이나 기억력 발달에 나쁜 영향을 초래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대 의대 약리학 서유헌(徐維憲) 교수팀은 1999년 10월부터 2년 동안 사람과 뇌 발달 양상이 비슷한 쥐를 이용해 실험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5일 밝혔다.

서 교수팀은 이 연구 결과를 실험생물학 분야의 세계 최고 권위지인 미국 ‘파세브(FASEB) 저널’에 발표할 예정이다.

서 교수팀은 임신한 쥐에게 스트레스를 주기 위해 임신 기간 중 좁은 공간에 가둔 상태에서 출산을 하게 했으며 태어난 새끼쥐를 90여일 동안 좋은 환경과 나쁜 환경에서 각각 키운 뒤 기억력과 뇌신경 발달을 비교하는 실험을 했다.

서 교수는 “비록 어미쥐가 임신 때 나쁜 환경에 있었더라도 좋은 환경에서 성장한 새끼쥐는 나쁜 환경에서 성장한 쥐보다 기억력이 1.5배 높았고 뇌신경 발달도 좋은 환경에서 자란 쥐가 그렇지 않은 쥐에 비해 2.5배나 좋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또 임신한 쥐를 스트레스가 없는 좋은 환경에 나둔 채 출산을 하게 해 태어난 새끼쥐들을 대상으로도 똑같은 실험을 했다.

이 결과 새끼쥐가 비록 좋은 환경에서 태어났더라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며 성장한 경우 기억력과 뇌신경 발달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환경에서 태어나 스트레스를 계속 받으며 성장한 새끼쥐와 비교했을 때 크게 차이가 없었다.

서 교수는 “뇌가 아직 성숙되지 않은 아이에게 과도하게 조기교육을 시키면 뇌가 지쳐서 더 이상 지식을 받아들일 수 없게 될 뿐만 아니라 망가진다”며 “아이에게 뇌 발달에 따른 자율적인 교육을 시켜야만 기억력이나 뇌 발달이 좋아진다”고 충고했다.

이진한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성장 환경에 따른 새끼 쥐의 기억력 비교
임신 쥐 새끼 쥐기억력*뇌신경 발달**
좋은 환경좋은 환경0.240.66
좋은 환경나쁜 환경0.350.3
나쁜 환경좋은 환경0.250.5
나쁜 환경나쁜 환경0.370.2
*기억력은 숫자가 작을수록 높음
**뇌신경 발달은 관련 단백질이 나오는 정도로 숫자가 클수록 높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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