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소-배추도둑 잡아주세요”

  • 입력 2003년 3월 4일 21시 56분


코멘트
최근 농촌지역에서 농축산물 절도가 극성을 부려 농심(農心)이 멍들고 있다.

절도범들은 올들어 값이 크게 오른 소나 채소 등을 집중적으로 훔치고 있다.

전남 영암경찰서는 3일 농촌을 돌아다니며 시가 1억9000만원 상당의 한우를 훔친 혐의(절도)로 김모씨(41·무직)를 구속했다.

김씨는 지난달 20일 오후 영암군 신북면 임모씨(55)의 축사에 침입, 1t 화물차를 이용, 8∼10개월된 송아지 9마리를 훔치는 등 지금까지 모두 11차례에 걸쳐 한우 70마리를 훔친 혐의다.

전남 나주시 세지면 박모씨(64)는 지난달 24일 축사에서 소 6마리가 없어진 것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박씨는 “장에 갔다 돌아와보니 암소 5마리와 수소 1마리가 없어졌다”며 “올들어 나주와 함평, 영암 등지서 소를 도둑맞는 축산농가만 10여곳이 넘는다”고 말했다.

배추와 양파 등 채소를 훔쳐가는 사건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28일 전남지역 농촌 등지를 돌아다니며 화물차를 이용해 양파 등 5000여만원 상당의 농산물을 훔친 정모씨(33·무안군 무안읍)등 2명이 구속됐다.

또 지난달 23일 해남군 황산면 박모씨(41)의 밭에서 야채 도매업자인 김모씨(45)가 시가 40여만원 상당의 배추 200포기를 훔쳐 달아나다 주민들에게 붙잡혔다. 지난달 8일에도 김모씨(60)등 2명이 해남군 황산면 이모씨(48의 배추밭에서 시가 70만원 상당의 배추 200포기를 훔쳐 불구속 입건됐다.

이 처럼 농축산물 절도가 기승을 부리는 것은 소의 경우 500㎏짜리 수소가 368만원, 암소는 467만원으로 예년에 비해 50% 정도 오른데다 겨울배추 등 일부 농산물이 출하량 감소로 가격이 폭등했기 때문이다.

전남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절도범들은 트럭을 이용해 농축산물을 훔치기 때문에 마을 주변을 배회하는 외지차량은 차량번호를 적어 두고 농산물 보관창고 등에 파출소와 연결된 비상 경보벨을 설치하면 범죄를 예방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주=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