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제주 들판 10만평 태운다…15일 대보름 들불축제

  • 입력 2003년 2월 14일 22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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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의 무사안녕(無事安寧)과 풍년을 기원하는 ‘정월대보름 들불축제’가 14일 제주 북제주군 애월읍 ‘새별오름’에서 시작됐다. 해발 519m인 기생화산에서 이틀간 열리는 이 행사는 15일 오후 10만평의 들판이 불타는 장관을 연출한다.

북제주군이 마련한 들불축제는 제주지역의 대표적인 겨울 축제로 1997년 처음 열린 이후 올해로 7회째를 맞는다.

새별오름은 ‘저녁 하늘의 샛별처럼 외롭게 서 있다’는 생김새에서 붙여진 이름. 새별오름은 제주시와 서귀포시의 중간쯤 자리잡은 서부관광도로변에 있다.

이 들불축제는 목장내 해묵은 풀과 해충을 없애기 위해 매년 겨울철 불을 놓았던 제주의 옛 목축문화인 들불놓기를 현대적 감각에 맞게 재현한 것이다.

이번 축제에는 15만명의 국내외 관광객과 지역주민이 참여할 예정으로 35종의 다양한 참여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14일 부싯돌을 이용해 만든 불씨로 성화대가 점화하면서 축제가 시작돼 전통혼례, 행운기원 돼지몰이, 전통 마상 마예 공연, 소원기원 꿩날리기, 투마(鬪馬), 달집태우기, 불꽃놀이 등이 펼쳐졌다.

15일에는 풍물놀이, 줄다리기, 풍년기원제 등이 열린 후 해가 질 무렵 들판에 불이 붙여진다.

새별오름 봉우리와 들판이 불에 타는 동안 축제 참가자들은 불깡통 돌리기와 강강술래를 하며 축제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제주시에서 새별오름까지 15분 간격으로 리무진공항버스와 시외버스 등 대중교통이 운행되고 축제장 주변에는 승용차 1만2000여대를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

한편 산림청 임업연구원은 정월 대보름인 15일 제주도 북제주군 애월읍 새별오름에서 기상청 및 서울대와 공동으로 들불이 주변 환경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 연구진은 자동기상관측기와 적외선 및 디지털 온도계 등 장비를이용해 들불 발생시 주변 풍향과 풍속, 기온, 습도, 초지 연소온도, 상승기류 변화등을 측정할 계획이다.

연구원 관계자는 "조사를 통해 얻어진 자료는 산불의 영향을 분석, 점차 대형화하고 있는 산불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개발한 산불확산 예측프로그램에 적용하는한편 산불 진화기술 개발 등에 활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제주=임재영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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