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울타리 치면 韓銀금고 안전?

  • 입력 2002년 12월 16일 21시 50분


“다른 관공서는 담장을 철거하고 시민들에게 개방하는데 한국은행은 왜 없는 담장을 새로 설치합니까.”

울산 남구 신정동 한국은행 울산지점(지점장 김삼생·金三生)이 21일 완공예정으로 10일부터 6000여만원을 들여 은행 주위 130여m에 2m 높이의 철제 울타리(사진) 설치공사를 벌이고 있어 시민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울산시민’이라고 밝힌 한 시민은 한국은행 본점 인터넷 홈페이지에 “한국은행 울산지점은 인도와 은행 사이에 화단이 있어 담장 역할을 하고 있는데 굳이 시민에게 위화감을 조성하는 철제 울타리를 비싼 예산을 들여 설치해야 하느냐”고 지적했다.

시민 김모씨(45·남구 옥동)는 “시청 옆의 한국은행은 주변 조경과 잘 어울리게 건립돼 친숙감이 들었는데 철제 울타리로 은행 건물을 둘러싸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울타리 설치공사를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또 남구청이 올들어 담장을 철거한 뒤 소공원으로 조성, 시민들에게 휴식공간으로 제공하고 있고 울산시청도 내년에 담장을 철거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에 비춰볼 때 한국은행의 담장설치는 이같은 움직임에 역행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대해 한국은행측은 “울산지점의 현금 출납창구는 인도에서 불과 6m 밖에 떨어지지 않았는데다 최근 금융기관 무장강도사건이 자주 발생해 사고예방 차원에서 철제 울타리를 설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사고예방도 이해는 가지만 시민들의 통행이 가장 많은 시청 옆의 한국은행이 철제 울타리로 둘러싸이는 것은 도시미관에서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한국은행측에 철제 울타리 철거여부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사진

울산〓정재락기자 jrju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