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 인사이드]청계천 복원 홍수 대책은?

  • 입력 2002년 12월 16일 17시 56분


청계천 복원 예상 조감도(광교 부근). 청계천복원추진본부는 ‘홍수 대책이 청계천 복원 성패의 관건’이라는 판단에 따라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사진제공 서울시청
청계천 복원 예상 조감도(광교 부근). 청계천복원추진본부는 ‘홍수 대책이 청계천 복원 성패의 관건’이라는 판단에 따라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사진제공 서울시청
청계천을 복원할 경우 홍수 대책은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최근 열린 청계천 복원 관련 국제심포지엄에서 외국 전문가들이 홍수 대책을 집중적으로 강조했고 청계천복원추진본부 역시 “홍수 대책이 청계천 복원 승패의 관건이다”고 말하고 있다. 홍수로 인해 청계천이 범람할 경우 모든 노력이 사실상 수포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청계천은 예로부터 평소 물이 말랐다가 홍수 때엔 범람하는 하천이었다. 지난해 7월15일 시간당 최고 127㎜의 게릴라성 집중호우가 쏟아져 청계천 복개 구조물 아래의 물이 역류하는 바람에 광화문 일대가 물바다로 변하기도 했다.

복원추진본부는 ‘청계천 물의 용량을 늘리고 물의 속도를 빠르게 한다’는 원칙 아래 대책을 마련 중이다.

▽현재까지 논의된 홍수 대책〓복원추진본부는 그동안 하천 지하에 대형 우수관(雨水管)을 묻거나 청계천 양쪽 옆 도로 밑에 대형 하수로관을 묻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또 청계천 주변의 대형 건물이나 학교 운동장 지하에 저수조를 만들어 홍수시 물을 가두었다가 서서히 흘려보내는 방안과 청계천 바닥을 파내 물의 용량을 늘리는 방안 등도 검토됐다.

▽관(管)과 저수조는 설치하지 않는 쪽으로〓복원추진본부의 이덕수(李悳洙) 사업추진단장은 “우수관이나 저수조를 설치하지 않고 하천 바닥 가운데의 12m 폭을 1∼2m 정도 깊이로 파내면 홍수시 물의 흐름에 별 무리가 없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상주(韓祥周) 복원사업반장은 “현재 복개천의 폭이 12m인데 반해 복원될 청계천은 폭이 최대 26m로 늘어나고, 청계천 복개구조물과 청계고가를 떠받치고 있는 교각 2만4000여개를 복원시 제거하면 물을 담을 용량이 늘어나 범람 위험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물 흐름을 방해하는 교량은 어떻게〓청계천엔 24, 25개의 교량이 세워진다. 그러나 교량의 많은 교각들이 홍수시 물의 흐름을 방해해 범람을 가져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복원추진본부는 아치형 현수교처럼 교각의 수를 최소화하는 교량으로 만든다는 원칙을 정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복원 여부를 놓고 관심의 대상이 되어온 흥인지문(동대문) 옆 청계6가의 조선시대 오간수교(五間水橋)도 복원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오간수교는 아치 모양의 작은 수문(水門) 5개를 만들고 그 위로 성곽을 쌓아 흥인지문과 연결되는 다리였다. 그러나 물이 작은 수문으로만 흘러야 하기 때문에 흐르는 물의 양이 제한되고 홍수시 범람을 유발할 위험이 크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광표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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