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레이스 표밭표정]"더 가까이" 추위잊은 票心잡기

  • 입력 2002년 11월 28일 19시 02분


출근길 로고송 경쟁
출근길 로고송 경쟁
27일 후보자 등록을 일찌감치 마친 대선 주자들이 거리유세로 뛰어들면서 수면 아래에 있던 ‘대선 분위기’가 본격적으로 살아나고 있다.

올해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경선 레이스,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와 국민통합21 정몽준(鄭夢準) 후보간의 단일화 등 굵직굵직한 대선 관련 뉴스가 어느 때보다 많았다.

그러나 ‘예선전’이 길어진 탓에 정작 본선 분위기를 느끼지 못했던 시민들은 후보들과 각 당 홍보선전차량의 거리유세를 보며 “이제야 대통령선거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는 반응이다.

당원들 깍듯이 인사

▽거리유세〓각 당은 27일부터 미리 준비한 경쾌한 리듬의 로고송을 요란하게 울리며 거리유세를 시작했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 유세를 시작으로 28일까지 이틀 동안 서울 부산 대구 등 10곳의 거리유세를 포함해 30분에서 1시간 단위로 무려 33곳을 방문했다.

서청원(徐淸源) 대표, 최병렬(崔秉烈) 박근혜(朴槿惠) 의원 및 박찬종(朴燦鍾) 전 의원, 김동길(金東吉) 교수 등 스타군단이 총동원된 유세 현장에는 각각 3000명이 넘는 시민 및 당원들이 몰려 달아오른 대선 레이스를 실감케 했다.

연설용으로 개조한 하늘색 바탕의 트럭 뒤편에는 대형 멀티비전 차량을 배치해 행인들도 이 후보의 유세 모습을 볼 수 있도록 했다.

노 후보도 부산 경기 서울 등 10곳의 거리유세를 포함해 이틀간 13곳을 방문했다.

특히 노 후보는 28일 오전 11시 인천 부평역 광장을 시작으로 경기 부천시, 서울 신도림 종각 청량리역까지 이어지는 지하철 투어를 벌이며 서민층에 보다 가까운 모습을 보이기 위해 전력을 다했다.

노 후보의 유세장에는 20여명의 당원 및 경호원 외에도 1000여명의 노사모 회원 등 지지자들이 나와 ‘국민통합 노무현 짱’ 등의 구호를 연호하기도 했다.

"새 선거문화 기대"

▽유세전략 및 투입 물량〓이 후보는 일단 ‘귀족적 이미지’를 불식시키고 ‘젊고 부드러운 이미지’를 심기 위해 정장 대신 잠바 차림을 했으며 친근한 이미지를 위해 붉은색 셔츠를 자주 입고 머리도 짙은 갈색으로 염색했다.

또 태진아의 ‘사랑은 아무나 하나’를 개사한 ‘대통령은 아무나 하나’를 통해 준비된 후보라는 인식을 확산시키고 베이비복스의 ‘우연’을 개사한 ‘필연’을 통해 정권교체의 필연성을 강조했다.

거리유세를 위해 중앙당 차원에서 5t짜리 무대차량과 영상녹화차량을 각각 1대씩 준비했으며 전국 227개 지구당별로 연설용 유세차량을 1대씩 대여했다.

노 후보는 노란색의 따뜻한 이미지를 통해 ‘안정적인’ 모습을 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 때문에 로고송도 태진아의 ‘노란 손수건’, 한명숙의 ‘노란 샤쓰 입은 사나이’를 선택했으며 이 밖에 ‘고래사냥’, ‘희망의 나라로’ 등을 통해 희망과 서민적인 모습을 부각시킨다는 방침이다.

단일화 진통으로 세부적 유세 계획이 마련되지 않은 민주당은 일단 장비 및 인력을 최소화 경량화 한다는 방침. 구체적인 투입물량 및 계획은 2, 3일 후에나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측은 “아직 자체 정비가 되지 않아 지구당으로 내려갈수록 차량과 시설 등에서 한나라당과 차이가 많이 날 수 있다”며 “지금 시점에서 밝히기는 무척 곤란하다”고 말했다.

▽시민반응〓거리유세에 참석한 시민들은 “신나는 로고송, 깍듯이 인사하는 당원들을 보며 대선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며 일단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28일 오후 지하철 1호선 내에서 노 후보를 만난 회사원 계명국씨(28)는 “TV 토론, 경선 등이 많아서인지 대선 분위기가 과거에 비해 상당히 맑아졌다는 느낌이 든다”며 “두 후보가 수준 높은 선거문화를 이룩하는 데 노력해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진구기자 sys1201@donga.com

김성규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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